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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연합 삼일운동백주년 기념비 건립에 대하여이만열(전 국사편찬위원장, 숙명여대 명예교수)
취재부(이만열) | 승인 2019.06.20 07:52
이만열 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 숙명여대 명예교수)

3.1운동 백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종교인들이 연합하여 자그마한 기념비를 세우려고 계획하고 있다. 장소는 1919년 3월 1일, 불교, 천도교, 기독교의 대표들이 모여 독립을 선언하고 만세를 불렀던 옛 태화관(종로구 인사동의 현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자리다. 마침 서울시가 ‘3.1운동 백주년’을 맞아  <보성사-태화관-승동예배당-탑골공원>에 이르는 ‘독립탐방’길을 조성하는 한편, 민간 기구인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협력하여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식을 거행한 옛 태화관 빈터에 ‘삼일독립공원’을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종교인연합 삼일운동백주년기념비>는 바로 그곳에 세우기로 했다.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5월 31일 종교인들이 민족독립을 선언한 그 뜻을 100년 후에 되새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으고 태화관 앞 그 자리에 백 년 전, 종파와 교파를 초월하여 독립만세운동을 펼쳤던 선배 종교인들의 연합과 단결을 기념하는 표지석 <종교인연합 3·1운동100주년 기념비>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건립추진위원회'는 대한불교조계종 원행 총무원장과 천도교중앙총부 송범두 교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세분을 고문으로 추대하고, 추진위원회는 박남수 염상철 윤석산 주선원(이상 천도교계) 덕조 도법 원철 일감(이상 불교계) 박경조 박인주 박종화 이일영(이상 기독교계) 윤경로 이덕주 이만열(이상 역사학계)로 구성하였다.

추진위원회는 건립취지문을 발표했는데, 그 마지막에 이렇게 썼다.

“백 년 전 그 날, 종교인들은 그 암울했던 상황에서도 나라와 민족의 독립을 위해 죽기를 작정하고 떨쳐 있어났습니다. 그런 종교인들의 지혜와 용기, 연합과 협력이 있었기에 거족적인 삼일독립만세운동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천도교와 불교, 기독교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독립선언서를 읽고 만세를 불렀던 옛 태화관 그 자리에 작은 돌비 하나를 세우고자 합니다. 백 년 전 선배들의 위대한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동시에 백 년 후 우리 후손들이 한반도에서 누릴 세계평화와 인류행복의 미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으려 합니다. 백 년 전 ‘선한 의지’ 하나로 작은 힘을 함께 모아 큰일을 이루었던 선배들의 도우심이 민족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오늘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수천 년 조상의 영혼이 우리를 돕고 전 세계 기운이 우리를 보호하나니 시작이 곧 성공이라. 다만 앞에 있는 광명으로 나아갈 따름이라.” 

건립추진 일정과 관련, 제막식은 올해 8월 15일 광복절로 잡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기념비’는 백두산에서 채취한 돌을 이용하여 각인하거나 거기에 동판으로 씌우려고 하고 있으며, 기념비에 기단이 필요하다면 한라산의 돌을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기념비’ 건립에 필요한 건립기금은 각 교단별로 모금하기로 했다. 기독교계는 약 5천만 원을 모금하기로 하고 기간은 7월 31일까지로 했다. 모금에는 100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100명(구좌)을 모집하기로 하고, 한 구좌 당 50만원으로 했다. 백 년 전 기독교 대표자들이 개인적인 결단과 의지로 삼일운동에 참여한 것 같이 기념비 건립기금 모금도 개인 중심으로 하되, 교회나 기관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한 구좌에 몇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했다. 기독교계 모금 계좌는 국민은행 069101-04-240358 예금주: 이만열(종교인3·1운동백주년기념비)이며, 모금 안내 및 문의는 (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02-2226-0850 이다. 

다음은 <종교인 연합 ‘삼일운동백주년기념비’ 건립 취지문>이다. 

백 년 전 그 날, 종교인들은 무너졌던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우리는 오늘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5천년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우리 민족은 일본의 침략과 지배 아래 주권국가로서 자유와 권리를 상실한 채 허무와 절망의 나락에 빠져 있었습니다. 강제합병 이후 일제의 무단통치 하에서 약탈과 차별의 식민통치에 대한 저항이나 빼앗긴 자유와 권리를 되찾기 위한 몸부림이 점차 그 힘을 잃어 현재에 대한 열정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품지 못하고 있을 때 다만 종교인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나 독립한 나라임을, 자주하는 민족임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로써 세계만방에 고하며 인류평등의 큰 뜻을 밝히며 자손만대에 민족자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하노라.”
백 년 전 그 날, 종교인들은 시대의 흐름과 하늘의 뜻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였습니다.
 “아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전개되도다.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도다.”
 유럽에서 전쟁이 끝나고 파리 세계평화회의가 열린다는 소식과 함께 고종황제의 급작스런 승하 소식을 접한 종교인들은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강탈과 억압으로 점철되었던 ‘낡은 질서’를 무너뜨리고 정의와 양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하늘의 뜻’을 깨달았습니다. 하늘의 순리와 시대의 흐름에서 거역할 수 없는 책임감으로 종교인들은 민족의 자유와 독립을 외쳤습니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고 시대의 흐름이며 전 인류가 함께 살아갈 정당한 권리에서 나온 것이다.”
 백 년 전 그 날, 종교인들은 다름과 차이를 극복하고 대동단결하여 하나가 되었습니다.
 “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우리와 함께 나아가도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어둡고 낡은 옛집에서 뛰쳐나와 세상 모두와 함께 즐겁고 새롭게 되살아나리라.”

급박한 상황에서 불과 한 달, 그 짧은 기간에 천도교와 불교, 기독교 지도자들은 신뢰와 협력, 양보와 희생을 바탕으로 일을 성공시켰습니다. 특히 준비기간 막판에 천도교 지도자들은 기독교 측에 거액의 운동자금을 흔쾌히 지원하여 중국과 일본에 특사를 파견하고 독립선언서를 지방에 배포하고 수감된 독립운동가 가족을 구휼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종교인들은 교파주의와 종파주의 장벽을 넘어 하나가 되었기에 민족을 향해 한 목소리로 외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마지막 한 순간까지 민족의 정당한 뜻을 마음껏 드러내라.”

그러나 오늘, 우리에게 선배 종교인들의 꿈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 우리 조선의 독립은 조선인의 정당한 번영을 이루게 하는 것인 동시에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 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이다. 또 중국이 일본에게 땅을 빼앗길 것이라는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중요한 부분인 동양 평화를 이룰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독립은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이룩하는 바탕이었습니다. 선배들은 침략과 억압으로 위장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정의에 바탕을 둔 참된 평화를 만들기 위해 독립만세를 불렀습니다. 그 후 백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평화롭지 못합니다. 지구상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로서 우리 민족이 겪었던 아픔과 시련이 남아 있음은 물론이고 한·중·일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정치·군사적 경쟁으로 불안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백 년 전 ‘독립너머 평화’를 내다보며 만세를 불렀던 선배들의 꿈은 오늘 우리에게 ‘통일너머 평화’ 세상을 만들라는 시대적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선배 종교인들의 지혜와 용기를 되새기는 기념비를 세우려합니다. 백 년 전 그 날, 종교인들은 그 암울했던 상황에서도 나라와 민족의 독립을 위해 죽기를 작정하고 떨쳐 있어났습니다. 그런 종교인들의 지혜와 용기, 연합과 협력이 있었기에 거족적인 삼일독립만세운동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천도교와 불교, 기독교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독립선언서를 읽고 만세를 불렀던 옛 태화관 그 자리에 작은 돌비 하나를 세우고자 합니다. 백 년 전 선배들의 위대한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동시에 백 년 후 우리 후손들이 한반도에서 누릴 세계평화와 인류행복의 미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으려 합니다. 백 년 전 ‘선한 의지’ 하나로 작은 힘을 함께 모아 큰일을 이루었던 선배들의 도우심이 민족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오늘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수천 년 조상의 영혼이 우리를 돕고 전 세계 기운이 우리를 보호하나니 시작이 곧 성공이라. 다만 앞에 있는 광명으로 나아갈 따름이라.”


2019년 5월 31일
삼일운동백주년기념비 건립추진위원회

취재부(이만열)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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