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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김제동과 고액 강연료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 | 승인 2019.06.18 16:28

'고액'이란 프레임

김제동의 강연료 문제로 세상이 좀 떠들썩하다. 한 번 초청에 1천 만 원 이상의 고액 강연료를 받는 데 대한 비난 여론이다. 경기 침체로 사람 살기 어려운 세상인데 인기 연예인이라고 해서 고액의 강연료를 주고 초청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자한당을 비롯해 야당이 주로 이런 프레임을 가지고 김제동을 물고 늘어진다. 여기에는 다음의 생각도 들어있는 것 같다. 인기 연예인이지만 자기주장이 분명하고 또 그 주장대로 살아온 김제동에 대한 '미운 털' 심리 같은 것 말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의식 있는 연예인들 명단을 블랙리스트란 이름으로 만들어 관리했다. 주무 부처 장관과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이런 잘못으로 법의 제재를 받아야 했다. 이 블랙리스트에 김제동의 이름도 당연히 올려져 있었다.

그런 가운데에도 그는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많은 연예인들이 정권 앞에서 굽신거릴 때에도 그는 떳떳하게 할 말을 했다. 대중의 인기 속에 살아가는 연예인이라고 하지만 김제동은 대중을 이끌 힘과 실력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가 대중의 정서에 반(反)하는 점이 없지 않다고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중 집회 강사로 초청 받을 수 없다. 혹 초청 받을 수 있다고도 해도 강사료는 소액이 책정된다. 1천 만 원은 대중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대덕구청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자 김제동과 함께 하는 청소년아카데미 '사람이 사람에게'를 기획하고 추진했으나 고액의 강연료 시비에 몰려 강연을 취소하고 말았다(사진 = 대덕구청 홈페이지)

김제동 고액 강연료를 환수해야 한다고?

이런 대중 심리에 편승한 것일 테다. 자한당이 김제동 고액 강사료 환수를 추진한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자본주의를 신주단지 모시듯 생각하는 그들이 자본주의를 배척하고 사회주의적 사고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계량주의에 젖어 있는 그들 아닌가. 문재인 정부가 사회주의 국가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 중 도가 지나치는 이들은 문재인이 대한민국을 북한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 한다고 떠들어 댄다.

몇 가지만 말해 보자. 자본주의는 경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것의 변형태(變形態)인 신자유주의는 우승열패(優勝劣敗) 승자독식(勝者獨食)에 너무 치우쳐 문제가 되고 있다. 인간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자유주의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당이 자한당이다. 그들은 자본주의를 공산주의와 대립시키고, 자유를 억압과 분리시킴으로 시장경제체제가 유일한 국가 제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러 선진국들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장점을 살려 나라를 운용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본주의의 '경쟁'을 말했고, 신자유주의의 '승자독식'을 이야기했다. 강연에 나가서 강의를 하고 받는 강연료는 차이가 나는 게 당연하다. 자본주의 사회라면 말이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적음’과 ‘많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갖고 '나는 적게 받는데 왜 너는 많이 받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본주의란 경제 구조에 대해 무지(無知)함을 드러내는 것밖에 안 된다. 또 투자한 것에 대해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는 등식은 자본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다. 이것을 무시하고 고액 강연료를 운위해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는 투자에 대한 효과를 늘 생각해야

고액이라고 할지라도 그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면 추진하는 것이다. 이게 자본주의 경영 기법이다.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고액의 돈(강연료)만 끌어내서 초청받은 강사와 초청한 자치단체를 공격하는 것은 전형적인 선동정치에 다름 아니다.

모르긴 해도 김제동을 초청하려 한 자치단체는 그의 강연에서 많은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앞날이 불투명한 젊은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불어넣어 주고 싶었을 것이며, 변방에 살고 있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중앙에 사는 사람 이상의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럴 때 적임자로 김제동만한 사람이 있을까. 그에게 실례되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이름 없는 변방 출신에 그는 4년제도 아닌 2년제 전문학교를 나왔다. 지하 단칸방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젊을 적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경구처럼 자취방 벽에 붙어 있었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학벌이 아니라 참된 지식이라며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지식을 머리에 쌓아두지 않고 사회를 위해 실천하는 무기로 사용했다. 우리 주위엔 머리를 많이 채울수록 목에 힘주는 사람들이 수두룩하지 않나. 사람 위에 군림하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무형의 스펙 소유자인 김제동을 기관과 단체들이 초청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가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이런 유의 강연에 그는 자주 불려 다녔다. 그때도 강연료는 고액이었다. 초청한 지자체에선 고액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고 자체 평가들을 했다.

그런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지금 와서 자한당이 열불을 내는 이유는 뭔가. 심지어 김제동 고액 강연료를 환수해야 한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정말 순수한 의도로 봐야 할까. 김제동을 걸고 넘어짐으로써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려는 빌미는 아닐까. 정치는 길게 보고 해야 한다. 그래서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젊은이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스펙을 쌓은 사람

자한당의 요즘 하는 행태를 보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혼동이 온다. 그들은 김제동 고액 강연료 환수를 하자고 하지만 도리어 국민들은 몇 개월째 국회를 외면하고 있는 자한당 의원들에게서 세비를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귀가 있으면 이런 외침을 들어야 한다.

김제동의 선행을 알 만한 사람들은 안다. 고액 강연료와 방송 출연료를 자신을 위해서만 쓰지 않는다고 한다.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적지 않은 후원금을 보낸다는 말을 들었다.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생각을 관철시키려는 사람들, 이웃은 어떻게 되든 자신의 배만 채우려는 사람들로 득실대는 세태에 김제동과 같은 연예인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대중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동네에 이런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방송인 김제동이 성주 사드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재능기부로 참석함으로써 출연료를 받지 않았다(사진 =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사적인 이야기 하나 하자. 김제동과 관계있는 것이다. 2017년  여름, 사드배치 반대투쟁이 한참 전개되고 있을 때였다. 성주투쟁위에서 연사로 김제동을 초청하자는 말이 나왔다. 그를 잘 아는 사람을 통해 그 뜻을 김제동에게 전했다.

그러나 예상한 것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답이 없었다. 그때 연예계 돌아가는 사정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김제동을 선뜻 초청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액의 강연료, 그를 섭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속사(엔터테인먼트)를 거쳐야 한다는 것 등.

처음엔 초청하는 쪽에서 서운하다는 말이 나왔다. 아무 날이나 시간될 때 훌쩍 와서 좋은 말 하고 가면 되지 뻐긴다는 생각을 했다. 연예인의 몸은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았다. 김제동이 한참 있다가 답을 준 이유도 이런 데 있었다.

사드 반대 집회에 와서 재능기부하다

그는 한 날, 더운 여름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주군청 앞 광장에서 모인 군민들에게 사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내공이 엿보였다. 자신을 종북(從北)으로 매도하는 이들에게 '종북이 아니라 경북(慶北)'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강연료는 활동 분야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일률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은 비싼 편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제동 외에도 회당 1천 만 원을 넘는 연예인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

외국의 유명 인사를 초청할 때는 더하다. 2009년인가 한국을 방문한 경영전략가 마이클 포터(Michael E. Porter) 교수의 하루 강연료는 15만 달러(약 1억7천만 원)였고,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경영컨설털트 톰 피터스(Tom Peters)는 시간당 10만 달러(약 1억2천 만 원)였다. 

이런 고액의 외국인 강연료를 두고 문제 삼지 않는다. 지급한 고액의 강연료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제동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에게 1천만 원 이상의 강연료를 지급하더라도 더 큰 유익을 가져올 수 있다면 해야 하지 않을까. 이게 자본주의 원리 아닌가.

지금은 서로 '사랑'이란 이름으로 세상을 바라 볼 때

이런 데까지 색깔론으로 덧칠한다면 이 사회의 갈등과 혼란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먼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지금은 21세기다. 6.25 전쟁 직후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안 된다. 그런 시각은 사회의 발전을 그만큼 더디게 만든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다 경험한 바이겠지만 사람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 한없이 사랑스럽게 보이지만 또 미움의 눈으로 바라보면 잠시도 같이 있고 싶지 않다. 지금은 사랑의 눈이 필요할 때다. 김제동과 같은 연예인을 갖기도 쉽지 않다. 그의 장점을 살려 사회 발전의 에너지로 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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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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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시기동생머시기 2019-06-19 10:14:12

    역시 이명재목사님이십니다. 김천에서 이목사님만큼 정론직필하는 분이 몇이나 될까요? 척박한 TK지역에서 이런 소신을 표현하게되면 바로 좌파목사로 지칭 될텐데 말이죠. ㅋㅋ 우리 김천의 어르신이고 원로이시고 지성이신 목사님! 존경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기독교 신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목사님을 뵈면 무릇 성직자라면 목사님 처럼은 아니더라도 반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우리 김천에 이명재 목사님이 계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좋은 말씀 많이 부탁드리구요.
    목사님! 싸랑합니데이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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