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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검찰총장 내정자에게 당부한다.
취재부(발행인) | 승인 2019.06.17 12:59

차기 검찰총장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내정되었다. 국회인사청문회를 거쳐면 대통령이 정식으로 임명할 것이다. 자한당 등 야당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큰 흠결이 나오지 않는 이상 임명이 확실시 된다. 이렇게 될 경우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검찰총장이 된 첫 사례로 꼽힌다. 언론에서 ‘파격’이라고 하는 이유다.

본 신문은 몇 차례에 걸쳐 윤석열 지검장의 차기 검찰총장 임명을 주장한 바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검찰을 개혁하는데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문무일 총장에게 개혁을 기대했지만 도리어 임기 말 정권에 반기를 들고 항명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문재인 정권으로서는 충격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초동 청사를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오마이뉴스 권우성)

검찰조직은 철옹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고하기로 유명하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손을 보려고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 검찰이 국정원과 손잡고 터뜨린 소위 '논두렁 시계 사건'으로 톡톡히 망신을 당하기까지 했다. 검찰은 신 정권 앞에서는 죽는 시늉까지 하면서 구 정권 인사에게는 무소불위(無所不爲)로 군림한다.

이런 점은 지금의 검찰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 점을 너무나 잘 아는 문재인 대통령이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검찰 개혁은 사람을 바꾼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어려운 것이 힘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축소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복마전과도 같은 기득권 내려놓기는 그만큼 힘들다.

검찰총장은 임기가 2년으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가 아니면 검찰개혁은 어렵다고 대통령 스스로 판단했을 법하다. 문무일 총장이 18기이고 윤석열 지검장이 23기이니까 5기수나 뛰어넘어 검찰총장이 내정된 것이다. 검찰의 입장에서는 과히 혁명적 인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벌써 검찰 일부와 정치권 일각에서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총장 내정자는 흐트러짐 없이 일할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 혹 조직적인 항명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검찰조직을 빨리 장악해 반발이 최소화하도록 힘써야 한다. 지금은 태평성대를 누리는 평상시가 아니라 비상시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보수정권에서 개혁정권으로 넘어올 때는 어느 정도 혁명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문재인 정부에 당부할 게 있다. 그럴 리 없겠지만 검찰 개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접근하려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즉 반대편의 힘을 줄여서 보다 쉽게 정치를 하려고 한다든지 진영의 정치적 미래를 손쉽게 준비하기 위해서 검찰 개혁을 할 마음을 조금이라도 갖는다면 그 결과는 혹독한 부메랑이 되어 그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정말 당부한다.

검찰개혁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파사현정(破邪顯正)', '불편부당(不偏不黨)' 등 그동안 그럴 듯한 구호를 내 걸었지만 그것이 국민에게 귀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윤석열 호의 검찰은 앞으로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검찰이 힘을 가진 자의 편이 아니라 무력한 국민의 편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박수를 받을 수 있다.

정부 여당은 더욱 성실한 자세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 일을 하다가 잘못을 했을 때, 예외 없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개혁 검찰이니까 개혁 지향의 여당 사람을 봐 주겠지 하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갖고 일을 한다면 더 큰 화(禍)와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개혁은 그 주체가 바로 서 있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역사가 주는 교훈 아닌가.

다시 한 번 글을 정리하자.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가 윤석열 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로 내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모든 일이 끝난 게 아니라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더 잘 해야 한다. 검찰개혁의 명분이 국민을 위한 것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 여당도 개혁적 검찰총장 내정에 자족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하고 정도를 걷는 일에 한 치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자한당을 비롯한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 정책적 검증을 한 뒤 큰 하자가 없으면 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해 주기 바란다. 명분이 확실한 혁명과 개혁은 권력의 분산을 요구한다. 소수에 치우쳐있던 힘이 국민 다수에게로 분점 될 때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하다. 검찰 개혁도 그런 흐름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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