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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이희호 여사의 천국 안식을 위하여 기도합니다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 | 승인 2019.06.11 02:05
2019년 6월 10일 오후 11시 37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희호 여사

이희호 여사께서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합니다. 마침 6월 10일 6.10항쟁 기념일에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개인적인 연분은 없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뵌 적은 여러 번 있습니다.

1987년 6월 항쟁 때 종로3가 탑골공원 앞에서 만났습니다. 최루탄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 하얀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치면서 시위 대열에 동참하시던 모습이 선연하군요.

그때 이 여사님은 60 중반으로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화여전 출신의 인텔리 여성이 풍운아 김대중을 만나 모진 풍상을 함께 겪어야 했습니다. 그는 김대중의 동지이자 아내였습니다.

이희호 없는 김대중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는 김대중에게 하나밖에 없는 진정한 조언자였습니다. 카리스마 강하고 고집 센 김대중도 이희호 여사의 말은 귀담아 듣는 편이었습니다.

대선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영국 유학을 떠난 것도 아내 이희호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DJP 연합, 1997년 대선 재출마 등 역사의 굽이마다 이희호 여사의 조력은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동교동을 다녀 온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차갑게만 느껴지던 이 여사였는데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크고 작은 손님들에게 손수 차를 대접하고, 무뚝뚝한 김 대통령을 대신해 객들을 챙기는 그의 섬세함을 많이 얘기했습니다.

이희호 여사는 여성운동가이기도 합니다. 한국 YWCA 창립 멤버로 초대 총무를 맡아 단체를 실질적으로 이끌었습니다. 1962년 정치인 김대중과 결혼한 뒤엔 일정 거리를 두었지만 변함없이 뒤에서 밀어준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그가 행한 봉사 활동도 많이 회자됩니다. 그는 '사랑의 친구들'과 '여성재단'을 설립하여 아동과 여성 문제에 각별하게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들의 권리 신장을 위한 그의 역할이 돋보입니다. 그때 정치계에 입문한 여성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김대중은 가톨릭, 이희호는 기독교인. 각자 신구교를 나뉘어 믿었지만 종교적인 갈등은 전혀 없었습니다. 서로의 종교를 인정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고 정의와 진리 그리고 평화를 추구하는 마음이 신앙으로 승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타계한 후 그는 남편의 유지를 받드는 데 무척 신경을 썼습니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맡은 것도 이런 일의 연장선이었습니다. 그는 타계한 남편 대신 재야와 동교동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정치인 김대중과 함께 갖은 풍상을 겪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일한 그는 우리의 여권 신장과 정치적 영역 확대 나아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정부로부터 무궁화대훈장을 수여받은 것은 이런 측면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우리 나이로 97세면 천수를 다 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의 소천이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회를 위한 그의 활동 때문입니다. 어른으로서 또 여성 지도자로서, 바른 신앙인으로서 그의 빈자리를 메워 줄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족과 지인들은 장례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사회장으로 치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습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특1호실에 마련되었습니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14일 오전 7시 이희호 여사가 장로로 섬기던 신촌 창천감리교에서서 장례예배가 거행됩니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소 옆입니다. 고인의 천국 안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명재  lmj2284@hanmail.net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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