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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더불어 노니는 재미정윤영(정가네동산 대표, 광기리 이장)
정윤영 | 승인 2019.06.10 16:59

새들도 육아를 합니다. 아니, 육추를 합니다. 날짐승들이 새끼를 키우는 것을 ‘육추(育雛)’라고 합니다.

엊그제, 꼬리조팝나무 묵은 꽃대를 잘라주는데 나무 속에서 붉은머리오목눈이 한 마리가 튀어나왔습니다. 멀리 달아나지 않고 가까운 나뭇가지에 앉아 크게 울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새끼 한 마리가 포르르 따라 나오더군요.

‘아하, 여기서 새끼를 키우고 있었구나’

어미가 가까이에서 다급하게 울어대니 또 새끼 한 마리가 나오고, 뒤이어 또 한 마리가 나왔습니다, 이리 날고, 저리 날고 하며 날카롭게 우는 어미의 호출에 한참 뒤에서야 또 한 마리가 날아 나왔습니다.

멀리 가지 못하고 가까운 땅에 툭 떨어졌습니다. 나 때문에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녀석들이 
급하게 이소(離巢)를 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데크 아래에 딱새 수컷이 들락날락하더군요. 가만히 들여다보니 둥지 속에서 알을 품고 있던 암컷 딱새가 나를 똑바로 쳐다봤습니다. 딱새는 시골집 곳곳에 쉽게 둥지를 만드는 녀석입니다. 우리 집 데크 아래에는 묵은 딱새 둥지가 여러 개 있습니다.

내가 데크에 앉아 있으니 수컷은 쉬 들어가지도 못하고 가까운 나뭇가지에 앉아 울고 있었습니다. 새들은 경계심이 강해 사람이 보고 있으면 둥지에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거실에서 똑바로 보이는 살구나무에 새집을 하나 만들어 달아놓았습니다. 욱추와 이소하는 과정을 보려고 일부러 잘 보이는 곳에 달았습니다. 얼마 전부터 그 새집에 박새들이 들랑거리는 게 보입니다.

오늘 오랫동안 보고 있었더니 어미가 계속해서 먹이를 나르더군요. 어미가 조금 늦게 나타나니 새끼가 가끔 바깥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머지않아 이소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육아 기간, 아니 육추 기간입니다.

정윤영(은퇴 교사, 자연주의자, 광기리 이장, 정가네동산 주인장)


새들이 새끼를 키우는 과정을 알고 싶은 분은 김성호 교수가 쓴 『동고비와 함께한 80일』(지성사)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새들이 얼마나 정성을 다해 새끼를 키우는지 정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입니다.

정윤영  gcilbonews@daum.net

정윤영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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