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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훈과 하워드 진, 그리고 친절장성익(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
장성익 | 승인 2019.06.10 12:53

소설가 김훈이 얼마 전 안동 하회마을에서 열린 어느 문화 행사에 강연자로 참석해 ‘친절’에 관한 얘기를 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이 사라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나는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게 목표다. 죽은 뒤에 친절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발언한 것. 이 발언 뒤에 청중들한테서 많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나는 김훈의 ‘글’은 좋아하지만 그의 ‘문학’을 아주 높이 평가하는 편은 아니다. 글과 문학이 어떻게 다른지도 논란의 대상이고, 무엇보다 문학에 대해 잘 모르는 자의 전적으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어쨌거나 그의 책을 몇 권이나마 읽어본 독자 입장에서의 내 판단은 그렇다.

소설가 김훈이 경북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열린 제1회 백두대간 인문캠프에서 '하회마을 비스듬히 외면한 존재의 품격'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사진=한겨레신문).

그런 내게 김훈이 ‘친절’의 가치를 저리 높이 평가하는 발언은 조금 뜻밖이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신선했고, 공감을 느꼈다. 마침 그가 최근 어느 신문에 기고한 ‘아, 목숨이 낙엽처럼’이라는 글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터여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김훈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워드 진(Howard Zinn, 1922-2010)도 오래 전에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미국 민중사』등의 저자로서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1928~ )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으로 꼽히는 바로 그 사람 말이다. 

하워드 진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2009년 젊은이들이 그를 찾아가 물었다. “당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입니까?” 젊은이들은 그의 입에서 자유, 정의, 평등, 민주주의 등과 같은 답변이 나오리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답변은 ‘친절(kindness)’이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관대한 것, 따뜻한 마음과 타인에 대한 감수성을 갖추는 것,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상에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무관심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에피소드를 오래 전에 신문인지 잡지인지 어딘가에서 읽었는데, 아주 참신하고도 깊은 감명을 받았기에 그 내용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기억할 뿐만 아니라 여러 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소개하고 알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하워드 진 같은 사람이 친절을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긴다는 게 가슴에 와 닿았더랬다.

김훈의 친절 발언 기사를 접하면서 다시금 하워드 진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장성익 소장(환경과생명연구소)

친절.
아, 나도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장성익  gcilbonews@daum.net

장성익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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