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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증산 수도산에서 보낸 한 나절... .
문홍연 | 승인 2019.06.06 19:36

#일상
증산 수도산에서 보낸 한나절... .

오늘(6월 6일)은 현충일입니다. 아침 일찍 조기를 게양하고 구절양장(九折羊腸)보다 한 구비를 더 돌아가는 산길을 넘고 넘어서  수도산으로 가벼운 산행을 떠났습니다.

가끔은 바쁜 일상 속에서 한 템포쯤은 쉬어가는 것도 괜찮겠지요?
아흔 아홉 구비 산모퉁이의 신록은 이미 연두색은 간 곳이 없고 짙푸른 녹색입니다. 짙은 녹색은 휴식입니다.

어깨를 쭈욱 펴고 심호흡을 합니다. 
천천히 걷다가 또 쉬었다가 그늘진 산길로 접어 듭니다. 우울했던 마음에  밝은 햇살도 쬐어주고, 서늘한 바람까지 쐬어 줍니다. 이곳은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하는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에 뽑혔다는 ‘인현왕후길’입니다.

한참을 걸었을까요? 7,000보쯤 걷다보니 신호가 옵니다. 그렇다고
먹을 것을 너무 많이 가지고 가면 거꾸로 뱃살이 더 나올지도 모릅니다. 커피에다 인절미, 오이 하나가 전부입니다.

아....! 산행을 하다보면 가끔은 
"자연은 사람만의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나무구멍 속에서 이름 모를 새가 날아올랐습니다.

(이름을 모르니 그냥 새라고 하겠습니다)
새가 저곳에다 집을 지었군요. 
어느 봄날 친구로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알을 낳고, 또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르고, 그러다가 어느 가을날에는 빈 둥지로 남을 테지요.

그러고 보니 우리네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나와 제 친구들도 환갑을 지났으니 이제는 빈 둥지 같습니다.

인현황후길을 한 바퀴 휘돌아서 자연스럽게 수도암까지 왔습니다. 

수도암이 날 오라고 부른 것도 아니요 
나 또한 修道와는 너무 거리가 먼지라... 수도암(修道菴)은 그냥  암자일 뿐인데?

대적광전 앞에서 저 멀리 가야산 연화봉을 바라보는 순간,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금수강산 전역을 다니다가 이곳 수도산 7부 능선에서 마음에 드는 수도처를 발견하고는 너무 기쁜 나머지 7일 동안이나 춤을 췄다는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두 눈이 황홀하다고나 할까요?

한곳에 눈길이 갑니다. 김천의 모 고등학교 학생들이 감로수를 마십니다. 곧 있을 큰 시험을 위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으러 왔다고 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야 修道山에 온다고 해도 
수도(修道)는 커녕 실족(失足)이나 할까 봐서 잠시 머물다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립니다만... 우리네 학생들은 큰 시험을 앞두고 있으니 꼭 마음에 평안을 찾아 시험을 잘 보도록 기도했습니다.

대적광전 올라가는 계단의 하고초(夏枯草)가 손짓을 합니다.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조금도 섭섭하지 않다는 듯이 그들은 언제나 그곳에 있더이다. 
작년에 왔을 때에도.... 재작년에도.... 

돌아서려는데 산수국(山水菊)까지  발길을 잡네요. 요놈들은 참말로 이상한 놈입니다. 발붙인 땅의 성질에 따라서 색깔이 변하지를 않나... 모양까지도...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화려하게 생긴 것들은 가짜 꽃(中性花)이고 가운데 있는 무슨 실타래가 엉킨 것처럼, 다시 보니 가운데 올망졸망 모여 있는 놈들이 진짜 꽃(兩性花)이라고 하네요. 꽃이 너무 못생겨서 벌과 나비를 유혹하려고 가짜 꽃을 달고 산다고 합니다. 가짜 꽃은 진짜 꽃이 열매를 맺어 익을 때까지 달려 있다가 서서히 말라 간다고 하니 참말로 식물이지만 종족 보존을 위한 변신과 노력이 눈물겹도록 갸륵하네요.

이제 수도산을 내려갑니다. 
산 중간쯤에서 용추폭포를 찍었습니다.  

제가 한동안 수도산(修道山)을 잊고 살았는데, 용추(龍楸)폭포를 잊고 있었는데....폭포수는 하루도 쉬지 않고 굉음을 내며 쏟아지고 있었군요.

여기저기 계획 없이 다니다 보니 시간은 오후를 향해 달려갑니다. 증산 어느 식당에서 보리밥으로 점심을 때웁니다.
보리밥에는 된장국에다 열무김치 고추장이 최고의 반찬입니다.

역시나 농부의 여유는 한나절인지... .
왔던 길을 따라서 다시 집으로 갑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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