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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섬들의 천국 신안에서 마주친 풍경들... .
문홍연 | 승인 2019.05.18 08:39

#일상
섬들의 천국 신안에서 마주친 풍경들... .

어느 분이 그럽디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는 누구와 같이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 역시나 이번에도 고등학교 동기들과 차를 탔습니다. 

장소 선택은 순전히 TV덕분입니다. 한 달 전에 우연히 TV를 틀었더니 아주 어마무시한 다리가 준공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데요. 이름하여 ‘천사대교’ 신안군의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다리인데 거리가 7.22㎞라고 합니다. TV속 아나운서의 설명을 덧붙이면 영종대교, 인천대교, 서해대교, 
광안대교에 이어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긴 다리라구요 

한 달의 기다림 끝에 실제로 왔습니다. 처음 보는 순간 와....!! 입이 벌어져서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195m의 세계 최대 고저주탑 아래 매달려서 바다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하며 천사대교를 지날 때 느끼는 아찔함... . 멀리 보이는 다도해 풍광은 황홀함 그 자체입니다.

(신안군에서 제공하는 사진)

천사대교를 가려면 무안 쪽에서 김대중대교를 건너가는 방법이 있고, 목포 쪽에서 압해대교를 건너가는 방법도 있답니다. 근데 섬 이름이 독특합니다. 압해(押海)는 ‘바다를 제압한다’는 뜻이라는데, 옛 조상들의 기백이 느껴집니다. 바다를 진압한다는 뜻이 있는 경남의 진해(鎭海)와 비슷한 뜻이군요. 비록 지명에서나마 바다를 제압하고 싶었으니 옛 사람들에게는 바다가 커다란 두려움의 대상이었던가 봅니다.

다리를 지나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차를 몰았습니다. 10여분이나 달렸을까...아주 독특하고
재미난 벽화를 만났습니다. 담장 너머의 동백나무를 머리 결 삼아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환하게 웃고 있는 그림입니다.

동네사람의 전언에 의하면 처음에는 할머니 그림만 있었으나 할아버지가 “나만 빠졌다”고 서운해 하는 바람에 신안군에서 나무를 한 그루 더 심고 할아버지 얼굴도 마저 그려 넣었다구요.
78세의 동갑내기 두 분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 주시니 신안이 훨씬 더 멋지게 보입니다. 기분까지 좋아집니다.

승용차는 다시 안좌도로 달려갑니다.
거대한 갯벌이 보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뻘밭을 일터로 삼아서 살아갈까요? 바다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는데, 이곳 섬사람들은 저 뻘밭을 농토삼아서 자식을 키우고 또 험난한 세상을 살아오셨겠지요? 지금은
갯벌 자체가 문화유산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을 했습니다. 박지도와 반월도를 연결하는 목교입니다 관광지에 가면 늘 하던 버릇처럼 설명문을 꼼꼼히 읽어 봅니다. 

잠시 옮겨보겠습니다. 안좌도에 딸린 작은 섬 박지도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매금이란 할머니가 계셨는데, 이분의 간절한 소망이 살아생전 박지도에서 목포까지 두발로 걸어서 가는 것인데, 2007년 소원이 실제로 이루어 졌답니다. 신안군에서 47억 원을 들여 사람만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답니다.

처음에는 '소망의 다리'라고 부르다가 지금은 ‘퍼플교’라고 이름을 바꿨구요. 보라색 꽃이 온 섬을 뒤덮어 퍼플교라고
했다나요. 전체 길이가 1462m이고 
썰물 때는 다리 아래로 갯벌이 그대로 드러나 짱뚱어, 칠게 등이 많다는데.... .
오늘은 짱뚱어가 한 마리도 안보입니다.

여행이란 언제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지요. 반갑지 않은 비가 와서 아쉽지만 차를 돌립니다. 신안군은 섬들의 고향답게 유•무인도를 합치면 1,025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답니다. 우리나라 전체 섬의 25%가 신안군에 있을 정도로 섬들의 천국이지요. 

한참을 달리다 자은도라는 예쁜 이름의 섬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그곳에서도 멋진 풍경을 하나 만났습니다. 젊은 부부와 아이가 평화롭게 음식을 먹는 모습입니다. 참 행복하게 보였습니다.

이쯤에서 천사섬의 이야기를 마쳐야겠습니다. 세상이 살기가 좋아졌는지
요즘은 삶의 트랜드가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라나요? 
말 그대로 ‘일과 휴식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예전 우리들의 삶의 방식과는 다르게 삶의 질(質)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월급을 조금 적게 받더라도, 승진을 늦게 하더라도, 자신들의 호흡에 맞춰가는 삶,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여유 있게 사는 삶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천사대교의 개통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워라벨’을 선물하겠지요. 

아직 개발되지 않은... .
전혀 때묻지 않은 천사섬을 뒤로하고 천사대교를 지나서 목포로 향합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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