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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 문무일이 치켜 흔든 윗도리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19.05.18 02:29

검찰총장에게 당했다. 여권의 한 인사가 한 말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도 했다. 검찰개혁의 수장으로 앉힌 사람에게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강펀치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인생무상을 느끼게 된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까지 들먹이며 흥분한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5월 16일 회견은 아주 상징적이었다. 그는 회견이 끝나고 기자들과의 문답 시간에, 검찰이 아무리 중립을 지키려 해도 흔드는 세력(권력)이 있다며 옷을 벗어 들어 흔들어 보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검찰총장에게서 드물게 보는 쇼맨십이다.

문재인 정권이 어리숙한 점은 이런 데서도 여과 없이 드러난다. 지금의 문무일 검찰총장에게서 나올 수 있는 행동은 그것밖에 없다는 것을 정말 몰랐을까. 그는 지금 임기를 2개월 정도 남겨놓고 있다. 그런 문 총장에게서 정부가 하라는 대로 순순히 따르리라 믿었다면 어리석기 짝이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검찰공화국이라는 오명의 나라에서 살아왔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의 무소불위(無所不爲) 힘 앞에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도 재벌총수도 검찰 앞에서는 추풍낙엽(秋風落葉)이었다. 그들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힘의 분산을 필요로 했다. 허나 옳든 거르든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는 힘을 호락호락 놓지 않으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독재자가 쥐고 있는 권력을 놓고 싶어 하지 않듯이 정부 조직의 일부인 검찰도 갖고 있는 칼자루를 놓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5월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news1)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을 하려 했다면 정권을 잡은 초창기에 했어야 했다. 이른바 '취임 후 100일(The first 100 days)'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국가를 위하고 정말 국민 다수를 위해 바꿀 게 있다면 정권을 잡은 100일 안에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해 치워야 한다는 것이다. 100 일이 지나면 기득권을 가진 세력의 집요한 반발 때문에 개혁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도 벌써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기득권자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한 지가 꽤 되었다. 거기에 제1야당 자한당이 앞장서고 있다. 문무일이라고 이런 흐름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가 지금의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길은 검찰권력 수호가 거의 유일하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그들은 자주 한다. 이때의 피는 검찰 조직이고 물은 검찰 바깥이다. 바깥에 국민들도 포함된다. 약자의 편이 되어 주지 못한 때도 있었다는 회견에서의 언급은 그야말로 립 서비스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무일이 흔들어 댄 옷이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검찰총장에게서 나오기 어려운 매우 상징적인 제스쳐이다.

문무일이 검찰의 개혁을 수용하거나 그렇지 않고 유구무언(有口無言)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물러나더라도 그는 검찰로부터 영원한 배신자로 낙인찍힐 것이다. 부임 초창기는 몰라도 지금은 정권 눈치 볼 일도 없다. 옷 벗으면 그만이다. 이것이 자신감으로 작용해 유치환의 ‘깃발’처럼 그의 벗은 상의가 ‘소리 없는 아우성’이 되지 않았을까.

검찰개혁은 이것으로 또 물 건너가는가.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권이 촛불 혁명으로 태어났고, 정말 검찰개혁을 바란다면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 강(强)에는 강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것이 정치공학적 원칙이다. 전체 검찰이 사퇴하는 ‘검란(檢亂)이 일어난다고 해도 물러서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권의 대선 공약 사항이다. 지지하는 국민이 훨씬 더 많다는 것, 이것보다 더 큰 힘이 있을까. 문무일 검찰총장의 최근 처신을 보고 '검찰'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하던 검찰로 인해 아까운 생명들이 사라져 간 일이 여러 번이었다. 인혁당 남민전 등 이데올로기가 덧씌어진 사건이 대표적 아닌가.

우리나라 검찰의 특징을 들라면 단연 카멀레온(chameleon)성이다. 변신에 능하다는 것이다. 상황 대처에 그 어느 곳보다 뛰어나다.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정권 초기엔 납작 엎드렸다가 시간이 지나면 엔제 그랬냐는 듯 다시 꼿꼿해진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김수영의 시 '풀'에 빗대어 이런 검찰의 모습을 '검초(檢草)'라고 했다.

지금은 힘을 분산시킬 때이다. 공평하게 나눌 때이다. 그래서 그 힘이 국민 전체에 골고루 미치게 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 앞에 '개혁'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개혁은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그 중심에 지금 검찰이 있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문무일의 치켜 흔든 옷에 주눅들지 말고 검찰개혁을 밀고 나가기 바란다. 최근 문무일의 행동은 항명이다. 크게 착각하고 있다. 검찰은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일 뿐이다. 아직도 이것을 깨닫지 못하는 그들이기 때문에 개혁되어야 한다.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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