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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일기(56) - 검정고시
정윤영 | 승인 2019.05.14 20:28

코피가 터져댄다. 
이를 악물고 혼자서 죽자 살자 노력해댔다. 
하면 된다. 
졸음도 쫓아가며 열심히 했다. 

사장형님은 공장 일에 소홀하다며 조금은 못마땅해 하시지만 
내 꿈은 우선은 공부이니 해야 한다 말씀드리고 
공장 일도 더욱 열심히 했다. 

1971년, 
두 번째 도전에야 
간신히 턱걸이 점수로 검정고시 합격을 했다. 
친구들은 고등학교 2학년인데 
나는 중학과정을 이제사 마쳤다. 

사장형님은 축하한다며 선물도 주시지만 
난 별로 기쁘질 않았다. 
다른 친구들을 언제 따라 잡나. 
이런 마음이 앞서니 서글퍼만진다. 
고등과정도 혼자서 하는 데까지 해야겠다 
각오는 하지만 두려움이 앞선다. 

요즘은 내 삶의 진로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직공으로의 평생 삶은 생각하기도 싫다. 
밤낮이 따로 없음도 싫고, 
소음과 먼지도 싫고, 
언제나 바쁘게 뛰어야 하는 
삭막한 생활이 자꾸만 싫어진다. 

지난날 지게질로 너무나 싫던 고향이 
자꾸만 그리워짐은 
아마도 젊은 부부같이 목장을 했음 하는 꿈이 
내 마음에 가득하기 때문일지... .

젖소 한 마리면 내 한 달 월급이 나온다. 
하지만 젖소 값이 땅 몇 마지기 값이니 어떻게 마련을 하나? 
지금까지 저축한 돈은 
기껏해야 젖소 송아지 한 마리 값밖엔 안 되는데... .

이런 나의 마음을 눈치라도 챘는지 
사장형님은 이 다음 돈 많이 벌면 
나도 조그맣게 고무줄공장 차려줄 테니 
딴생각 갖지 말고 열심히 하라 하신다. 

하지만 내 마음은 고향 땅 
푸른 초원 위에 젖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장의 그림이 가득 차 있다.

* 여기 연재하는 이 글은 제 친구의 아주 오래 된 옛날 일기입니다. 1954년생, 진짜 촌놈이 경험한 1960년대 무렵의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인데, 책을 출판하기에 앞서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는 것입니다. 제 글이 아닙니다(정윤영 주).

정윤영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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