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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 시민 의식과 대통령 사랑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19.05.11 20:54

아직도 잦아들 줄 모른다. 당사자들은 이런 현상을 예상 못했을 수도 있다. 여기서의 당사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KBS 송현정 기자다.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말하려는지 눈치 챘을 것이다.

이틀 전이다. 그러니까 5월 9일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되는 하루 전 날이다. 어떤 식으로든 이 날을 기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방법이 언론사(KBS) 기자와 1대 1 대담이었다. KBS와 대통령의 대담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대통령에게 묻는다’라는 특집 명칭에서도 조금은 읽을 수 있다. 짧지 않은 시간 기자 1인이 대담을 끌고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대담 진행 과정에서 미숙한 부분들이 중간 중간 드러났다. 내용도 그랬고 형식에서도….

쓰지 않아야 좋았을 용어를 썼다. ‘독재자’가 대표적이다. 대통령의 답변도 자주 잘렸다. 시청자들은 눈을 찌푸렸다. 그뿐 아니다. 자신의 생각과 배치되는 대통령의 발언에 인상을 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적당해 마땅하다.

앞으로 이런 대담이 대통령과 또 있을 수 있다. 그때 시정되어야 할 부분들이다.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기를 바란다. 인터뷰어(interviewer)는 상대방에게서 자연스럽게 말을 이끌어 내야 한다. 억지로 말하게 하고 대담을 이어가는 사람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Oprah Gail Winfrey)나 래리 킹(Larry King)은 인터뷰어로 유명하다.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interviewee)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이런 대담은 대담 당사자들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도 흡족하게 만든다.

‘대통령에게 묻는다’ 대담은 성공작이라고 보긴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과 송현정 기자 두 당사자들은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대담을 시청한 사람들 중 심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그 불편함을 여론화시키고 있다.

솔직히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그러나 몇 가지 진지하게 생각할 부분이 있다. 과연 대담에 대한 불만을 여론으로 쟁점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론(異論)들이 상존하겠지만 결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이 문제는 시청한 국민 각자가 마음 속으로 여과시킬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권위주의를 탈피하려고 안팎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취임 때부터 보여 준 서민 행보가 이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대통령의 권위를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묻는다’ 식의 대담이 전 정권들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대담을 한 방송사와 기자뿐 아니라 준비한 청와대 관련 부서 직원들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문재인 정부이다. 앞 정부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시민들 속에 묻혀 셀카를 찍는 문재인 대통령(사진=NEWSIS)

잘 알다시피 문 대통령은 올 연두 기자회견도 형식을 탈피해 보다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진행한 바 있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일종의 자신감의 발로인데 무난하게 잘 끝냈다. 취임 2주년 대담도 이런 눈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대담이 끝난 뒤, 문 대통령도 '좀 더 까다로운 질문이 나왔어도 좋았겠다'고 말하면서 송 기자의 질문이 전혀 언짢지 않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대통령의 도량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들도 이젠 의식을 높여야 한다.

지금의 대통령은 제1공화국의 이승만이나 박정희 유신 정권 때처럼 절대적 권력자의 위치에 있지 않다. 언제든 일반 시민과 함께 어울릴 수 있으며 만날 때 셀카 사진을 즐겨 찍는 친근한 사람이다.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들이 SNS에 얼마나 많이 등장하는가.

언론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인터뷰의 주도권을 인터뷰어가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상대가 대통령이어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번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송현정 기자가 정제된 언어를 쓰지 않고 대통령의 말을 끊는 등의 모습은 거슬린다.

하지만 인터뷰 원리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거슬림을 속으로 삭힐 줄 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담을 보고 송 기자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문제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는 등 여론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다 성숙한 자세로 대통령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문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송현정 기자에 대한 여론 공세로 이어지는 것은 대통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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