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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기] 연휴를 이용해 방문한 곳들(3) -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이명재 | 승인 2019.05.11 10:46

어두운 밤길에 기념관 찾기가 어려울지 모르니 기념관 사무국에서 마중을 나오겠다고 했다. 몇 번 방문했었고 또 네비가 있으니 그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이쪽 사정을 잘 모르고 잡은 계획에는 당일 밤 8시에 도착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고 기념관에서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무려 4시간 이상 늦게 도착한 셈이다. 우리 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자정이 넘어 있었으니 말이다. 기념관은 전등이 모두 꺼져 적막감이 감돌았다. 생활관(숙소)도 우리가 쓸 방만 불이 켜져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소등(消燈), 증도에서의 심야 분위기도 괜찮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몸이 불편한 박영복 목사의 사정을 헤아려 105호실은 박 목사님 내외가 쓰는 걸로 했다. 자연스럽게 104호실은 이상욱 목사 부부와 우리 부부 차지가 되었다. 늦은 시간도 시간이지만 온종일 몸을 쓴 관계로 각자 피곤한 상태였다. 우리는 씻고 곧 잠에 골아 떨어졌다. 꿈나라의 행복을 만끽하며….

아침식사는 오전 7시 30분부터라고 했다. 한 교회에서 온 단체 손님들을 포함해서 식당을 가득 메운 상태에서 맛있게 식사를 했다. 늘 경험하는 것이지만 기념관 식당의 음식은 고향 어머니의 손맛이 배여 있는 것 같아 향수에 젖게 한다. 이런 면 단위 농어촌에서 도회지 음식점 분위기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8시 20분, 우리는 관장실로 안내 받고 김헌곤 관장으로부터 기념관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었다. 늦게 출범했지만 순교기념관 중 연간 방문객 수가 가장 많다는 것, 우리 교단(성결교)보다 타 교단 방문객이 더 많다는 것, 문준경 전도사에 대해 학술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 등등.

3층 대예배실로 옮겨 문준경 전도사님의 일대기 영상을 관람했다. 적에게 죽임을 당해 훌륭하기보다 '알을 낳는 씨암탉'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많은 전도를 했고, 교회를 세웠고, 마지막 순교를 당하면서까지 젊은 사람을 대신해 죽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이 그를 위대한 순교자가 되게 한 것이다.

관람 뒤 김 관장의 설명도 이런 의미를 구체적으로 더하는 것이었다. 김헌곤 목사는 순교자 집안의 목회자로 알려져 있다. 정읍 두암교회에서 가족 22명이 6.25 때 순교를 당했다고 한다. 그런 가문답게 김 관장의 선친을 비롯해 목사 30명, 전도사 7명을 배출한 훌륭한 믿음의 가정을 갖고 있다.

그는 역사의식이 투철해 사물과 현상을 보는 눈도 예리하다. 우리 교단 역사편찬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고, 함열교회 등 몇 곳 목양지에서 열정적으로 주님의 일을 감당한 사람이다.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 관장으로 그만큼 적임자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영상을 보고 바로 2층 전시관으로 갔다. 입구엔 교단 시인들의 시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문준경 전도사님과 관계되는 시들이었다. 전시실은 이런 순서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순교:더 큰 사랑의 실현⟶그가 남긴 열매:사람들-유품⟶그가 남긴 열매:교회들⟶박애와 헌신의 삶. 이상욱 목사 부부는 첫 방문이어서 눈길을 주는 시간이 길었다. 

1층은 또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었다. 한국성결교회의 역사를 일별하고 인간 문준경의 유품(재봉틀, 절구통)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사역을 준비하며' 코너와 예수님을 영접하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남긴 유품들(돋보기, 증동리교회 종)도 전시되어 있었다. 문준경 전도사님이 직접 사용했던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의 사랑이 바로 전달되어 오는 것 같았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일단의 사람들이 기념관을 들어서고 있었다. 문준경 전도사는 손양원 목사님과 같은 성결교 순교자인데 기념관이 잘 관리되고 있고, 이렇게 먼 곳까지 오는 방문객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일행 중 한 명이 설명해 주었다. 순교자는 우리 믿음의 본을 보인 사람들이다. 뿌듯함을 안고 전도사님의 순교지(묘지)로 향했다(계속 이어짐).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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