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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김인호 저 『공교육, 위기와 도전』이용상 (영남대학교 교육학과 조교수, UC Berkeley 교육측정 박사)
편집부 | 승인 2019.05.11 09:06
김인호 저 『공교육, 위기와 도전』(도서출판 맘에드림, 2019년 1월 출판)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한 학교 혁신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변한 아이들만 탓하는 교사는 굳어진 정체성으로 조롱당하고 변화가 싫어 권위주의적인 관리자를 옹호하다가 배척당할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항상 교사들과 소통하고 시대적 변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교육이 가야 할 길을 예측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가 변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토론에 귀를 열 줄 알아야 한다.(265p.)” 
 
지난 해 정부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확정하기 위한 과정 중에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으로 대표되는 수시의 비율을 줄이고 수능전형 위주의 정시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한 바 있다. 학종의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의 이면에는 학종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흔히 학종은 부모의 경제력과 인맥에 의해 좌우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교수들이 본인의 자녀들을 논문 공저자에 끼워넣거나 숙명여고 사태처럼 학생부 성적을 조작하고자 시도한 사례 등은 학종에 대한 불신이 단순한 편견이 아니라 실재하는 학종의 불공정성에 기인한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저자의 생생한 경험들을 통해 학종에 대한 오해를 풀고 오히려 학종이 학교 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우선 학종이 일반고를 살리기 위한 입시라고 단언하면서 학종이 이른바 ‘금수저’ 전형이라 불리는 것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실제 저소득층 비율이 가장 높고, 읍면 중소도시 소재 학교의 학생을 가장 많이 선발하는 전형이 학종이라는 점을 들어 학종이 고교/지역 다양성과 사회 균형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학종에 대한 오해가 풀리지 않는 이유는 사교육자와 학종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는 일부 학부모, 그리고 학종을 거부하는 일부 교사들의 시대착오적 공정성 시비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오늘날 교실 붕괴 현상과 교실에서 잠자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원인을 제도와 수업에서 찾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이 명문대에 들어갈 소수의 학생에게만 관심을 가질 때 나머지 다수는 외면당하고, 이들은 목적 없이 방황하게 된다. 학교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비로소 교실은 깨어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며, 학종은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학종이 대입 주요 전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학생에 대한 평가권은 국가에서 교사에게 이양되고 있으며, 이러한 평가권을 바탕으로 교사는 얼마든지 수업과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학종을 통해서 학생들이 좋은 입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교사가 적극적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만들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해야 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본인이 더 이상 소외받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교사가 어떻게 수업과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저자가 근무하였던 인헌고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인헌고 혁신 성공 사례가 전적으로 저자의 개인적 역량 덕분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학교 혁신이 교사 몇몇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으며 교사 간의 연대와 학부모와 역할 분담 등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교사와 연대하고 학부모와 협력하면서 방법을 찾아야 비로소 학생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으며, 우리의 학교가 아이들이 ‘꿈을 실천할 수 있는 학교’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실 붕괴’, ‘잠자는 학교’ 등으로 묘사되는 오늘날 공교육의 위기는 교사들을 매우 도전적인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학종이 이러한 도전적인 상황을 교사들이 얼마든지 학교 혁신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학종에 대한 오해를 상당부분 해소시킬 수 있는 충분한 설명을 담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논의들과 같이 공교육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대입 제도에서 찾고자 하는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대입 제도가 우리나라 학교 현장을 지배하고 있고, 대입 제도의 변화에 따라 학교 현장의 변화가 좌우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공교육 위기의 원인을 대입 제도에서 찾았던 그간의 논의들은 필연적으로 대입 제도 개편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잦은 대입 제도의 개편은 학교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켰고 이른바 ‘교실 붕괴’ 현상을 더욱 심화시켜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하였다.  

정부가 변화의 환경을 조성할 수는 있어도 변화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학교 현장에서 변화의 주체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라는 점이다. 저자는 이를 상기시키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서 교사가 먼저 변화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교사들을 현실에 안주하게 만들 수 있고 이로 인해 우리 미래 세대는 학교라는 제도 속에서 희망을 잃게 될 것이다. 인헌고의 혁신 사례처럼 교사가 주체가 되는 학교 혁신을 통해 미래 세대가 자신의 희망을 키워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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