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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대교 개통을 보고최장원(목사, 수필가)
편집부 | 승인 2019.04.13 10:12
신안군 자은 암태 팔금 안좌도 4개 섬과 육지를 연결해 주는 천사대교(사진=전남일보 나건호 기자)

어제(4월 4일) 드디어 고대하던 압해 송공에서 암태 신석(오도)으로 다니던 배가 끊겼습니다. 국내에서 4번째로 긴 천사대교가 전면 개통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설 명절 임시 개통하던 때는 마냥 신기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숙연해지더군요. 아마 배 타는 일이 마지막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저께 잠시 뭍으로 출타했다가 돌아왔습니다. 배에서 내리면서 여기저기서 아쉬운 소리들이 들렸습니다. 배를 마지막으로 타게 되었다면서요. 이별의 정리(情理)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은 어떤 식으로든 아쉬움을 남깁니다.

다리가 개통되면 변화되는 게 많습니다. 이제는 밤이고 낮이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뭍으로 오갈 수 있습니다. 생활이 크게 자유로워지겠지요. 출타를 하게 되면 늘 일기예보에 신경 써야 했습니다. 배가 출항할 수 있는지 관심을 두어야 했지요. 섬사람의 숙명이니 했습니다.

섬으로 돌아올 때는 배 시간에 맞추기 위하여 자동차를 과속으로 몰 때도 있었습니다. 1-2분 차로 배를 놓치게 되면 다시 한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으니까요. 일찍 선창으로 나갔건만 배가 막 떠나서 2시간을 기다린 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뭍으로 나갈 때는 멀쩡하던 날씨가 갑작스런 기상 악화로 배가 묶이는 경우도 많았구요. 이런 때는 하는 수 없이 찜질방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아련한 추억의 옛이야기로만 남아 전해지겠지요. 
  
섬에 거주함으로써 누리던 특혜(?)도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가장 큰 특혜는 꼭 가야할 자리에 섬에 있음으로 가지 못해도 이해해 주는 일이었습니다. 애경사나 집안일 또는 명절 때에 참석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배가 뜨지 않았겠거니 하고 생각들을 해 주었으니까요.

천사교가 개통되었으니 이젠 그것이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뭍으로 가고 오는 시간에 빗장이 풀렸으니 말입니다. 급한 일이 생겨도 언제든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꼭 가야할 곳에 더 이상 핑계를 댈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주어진 자유의 기쁨은 그러한 핑계거리를 훨씬 뛰어 넘습니다. 음악회나 심야영화, 야구경기, 인근 명소 구경 등 문화생활의 궁핍을 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섬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이 같은 여가와 문화생활의 궁핍이었거든요.

평상시 목회 도우며 또 일하며 쉴 틈이 없는 아내입니다. 그런 아내의 잔주름을 펴 주기 위해서라도 문화적 해갈을 이루려 합니다. 천사대교 개통은 우리의 활동 폭을 넓혀 주고 또 삶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 줄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한 없이 설렙니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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