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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19.04.09 02:47
이명재 박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시대에 뒤지는 이야기 하나 하자. 약효가 없는 것인 줄 잘 안다. SNS가 시대를 장악하고 있는 때에 책 이야기라니. 책은 읽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아닌가. 정녕 번지수를 잘못 잡은 이야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독서의 효용성을 믿는 사람이다. 믿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강조하고 다닌다. 마음의 양식으로 책 읽기만한 것이 없다. 육체적 건강도 따지고 보면 마음이 건강할 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이런 사람들에게 나는 책 읽기를 권한다. 책은 사람의 격(格)을 결정해 주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대화를 해 보면 그가 얼마나 독서를 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어휘 구사력이 풍부한지 그렇지 않은지, 논리적인지 생각의 폭과 깊이가 얼마인지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여기에 독서가 밀접하게 관계된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사용하는 어휘가 폭 넓다. 삶에 자신감이 넘치고 여유가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편이다. 성격도 그렇거니와 그들이 갖고 있는 지식도 천차만별(千差萬別)이다. 머리가 꽉 찬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텅 빈 사람들도 있다. 머리에 든 사람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지성을 갖춘 정치인이란 생각 때문이다.

정치하는 사람 중에 독서광으론 단연 박원순 서울시장을 꼽을 수 있겠다. 그는 말을 잘 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넘나드는 지식은 그에게 큰 자산이다. 지식인이라기보다 지성인에 속하는 정치인이 박원순이란 생각을 한다.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을 것이다. 메트로폴리탄 서울시의 장이니까. 그가 변호사로 일할 때만 해도 헌책방을 자주 순례했다. 서울의 인사동과 청계천 헌책방을 돌 때 드물지 않게 그와 상면할 수 있었다. 산 헌책들을 두고 승전가 부르듯 서로 자랑질(?)을 해댔던 기억이 새롭다.

서울 독립문 근처 현저시장 한 모퉁이에 골목서점이란 헌책방이 있었다. 그 책방 주인장의 책 사냥은 유명했다. 관공서뿐 아니라 개인의 서재를 정리한다는 정보를 귀신 같이 알고 가서 몽땅 사오곤 했다. 희귀본도 있었다. 애서가들이 즐겨 찾는 이유였다.

골목서점엔 초라하기 짝이 없는 간판이 하나 달려 있었다. 시장 골목에 책을 쌓아놓고 파는 곳이어서 온전한 자기 공간을 갖고 있지 못했다. 하지만 골목서점 주인장은 글자를 새긴 목 간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자랑도 표 나게 했다. 단골 박원순이 써 주었다는 것이다.

나도 이곳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책을 한 권 손에 넣은 적이 있다. 1969년 5백 부 한정판으로 출판된 <이홍직박사화갑기념 한국사논총>(신구문화사)이 그것이다. 1980년도 초반인데, 골목서점 주인장에 의하면 박원순 변호사가 봐 두고 간 책이라고 했다.

빈한한 학도였지만 무리를 해서 그 책을 샀다. 유명 도서관이 아니면 만나기조차 힘든 책을 나의 장서 목록에 올리게 된 것이다. 그 쾌감이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헤아리기 쉽지 않다. 시대가 책을 점점 밀쳐내고 있다. 그러나 책의 생명력은 연면히 이어질 것이다.

정보화 사회의 문을 연 사람 중 하나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업한 빌 게이츠다. 이 사업에 대한 영감을 그는 동네 도서관에서 얻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는 애서가일 뿐 아니라 애독가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여행을 떠날 때면 가방에 책을 가득 담아 간다고 한다. 정보화 시대와 책의 관계를 웅변하는 이야기다.

책 읽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독서가 국력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독서량은 OECD 국가 중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휴대폰은 해결사로 인식된다. 그렇지 않은 영역도 있다는 걸 모른다.

기억을 붙잡는 데는 인쇄 활자만한 것이 없다. 스마트폰이 제 아무리 빠르고 광범위하게 활용된다고 해도 책의 깊이는 따라가지 못한다. 서점이 점점 사라져 간다. 세상 조류로만 받아들이기에는 안타까움을 결코 떨쳐버릴 수 없다. 책을 가까이 하자.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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