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구미 금오산에서... .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슨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산에 가야 한다지요? 저야 뭐 옳은 산꾼이 아닌지라, 겨우 토요일이라는 핑계를 하나 만들어서 가까운 금오산으로 향했습니다.

금오산은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지정된 도립공원이라네요 그리고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에도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구요. 오늘은 금오산(976m) 정상에는 도저히 못 오르고 금오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가둬서 만든 금오저수지 올레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호수 둘레를 따라 2.4km의 원점 회귀형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답니다. 이름도 시민 공모를 거쳐서 "금오지올레길"로 명명을 했다구요

처음 계획은 올레길만 완주를 하려고 했었는데 조금 싱거웠던지 절벽위에 있는 전망대를 지나 자연학습원 쪽으로 내려 오르기로 했습니다. 전망대는 나무계단을 따라 400m 정도의 짧은 코스인데 워낙 경사가 가파르다보니 숨이 할딱할딱 찹니다.

숨을 할딱이며 전망대에 올랐더니  금오지 뿐 아니라 금오산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힘든 계단을 올라온 보람이 있습니다.

다시 산길을 걸어갑니다. 산길 여기저기에는 진달래가 지천으로 깔렸습니다. 소나무 뒤에도 바위 뒤에서도 수줍은 듯 미소를 짓습니다. 진짜 시인이라면 이럴 때 멋진 모습을 시로 표현을 해야 하는데... . 아쉽게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저보다 한 시대를 앞서 살다 가신 김소월은 자신의 시 "진달래꽃"에서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라며 멋지게 노래를 하시던데요. 못내 아쉽습니다. 
"꽃들아 잘 있어"라며 그냥 손만 흔들고 매정하게 돌아섰습니다.

정상에서 구미 시내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합니다. 오늘 금오산으로 올 때 혁신도시를 지나오며 무수히 많은 "KTX구미역 정차반대" 현수막을 봤었는데... . 구미와 김천이 더불어 상생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웃사촌이 서로 반목하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구미 금오산 금오지 올레길의 봄은 이제 시작입니다. 잉어는 먹이를 달라고 연신 입을 벌리고, 오후의 봄 날씨는 미친년 널뛰듯이 눈도 내리고 자꾸 변덕을 부립니다.

개나리는 이미 노란 옷으로 갈아입었고 벚꽃들도 터질 준비를 
마쳤다네요. 벚꽃이 터지는 그날이 봄날의 정점이 되겠지요?
짧은 봄날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미처 준비를 못하고 떠났지만 금오지의 올레길에서 봄을 만끽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문홍연  daum.net

문홍연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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