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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익의 환경칼럼(1)] 엘살바도르를 보라장성익(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
장성익 | 승인 2019.03.14 16:48
장성익 소장(환경과생명연구소)

자기 나라에서 나는 모든 금속자원의 채굴을 전면 중단하는 경우를 상상할 수 있는가? 그런 나라가 있다. 중미의 엘살바도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7년 3월 30일 엘살바도르 의회는 자기 나라 안에서 금을 비롯한 금속자원을 채굴하는 사업을 모두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세계 최초다. 돌과 소금만 예외로 인정받았다.

이는 ‘물은 금보다 귀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극심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광산 채굴로부터 물을 지키기 위해 엘살바도르 민중이 수십 년간 싸워온 결과다. 

엘살바도르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아이티 다음으로 환경 파괴가 심각한 나라다. 마구잡이 광산 채굴 탓에 90%가 넘는 지표수가 화학물질, 중금속, 광산 폐기물 따위로 오염되는 등 국토 전체가 만신창이가 됐다. 

이 나라는 비좁은 땅에 인구는 아주 많다. 혹독한 식수난에 시달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게다가 아주 가난한 나라다. 내전과 독재, 계속되는 정치 불안정 등으로 경제가 엉망진창이 됐다. 자본주의 주류 경제의 관점으로는 외국 자본의 투자가 절실하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민중의 선택은 단호했다. 그들은 사람의 건강을 망가뜨리고 목숨을 앗아가는 투자는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이렇게 물었다. 

광산 채굴로 자연과 인간이 결딴나는 상황에서 외국의 초국적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 하는 광업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고 한들 그것이 누구의 삶과 미래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이렇게 대답했다. ‘채굴은 그만, 이제 생명으로(No to mining, Yes to life).’

엘살바도르 사람들은 오랫동안 광업에 대한 환상을 강요받아왔다. 광업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학교와 병원 같은 공공시설 건설에 큰 도움이 되는 ‘꿈의 산업’이라는. 말짱 거짓말이었다. 그들에게 남은 건 오염된 물, 망가진 땅, 무너진 건강이었다. 

반면에 이익을 챙긴 건 규제받지 않는 외국의 거대 자본이었다.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이루고자 하는 엘살바도르 민중의 투쟁이 들불처럼 타올랐던 까닭이다. 

엘살바도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뭔가?  미세먼지 해법을 실행하는 데서 지금보다 훨씬 담대한 용기와 특단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건강과 생명을 지키려고 모든 지하자원의 채굴을 모조리 금지하는 나라도 있는 판국에 지금 우리나라는 뭘 하고 있나?

미세먼지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실외 공기청정기니 인공강우니 하는 따위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정부는 우물쭈물하거나 여기저기 눈치 보지 말고 결연한 각오로 나서라.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과 폐쇄, 차량 2부제 시행 등등을 비롯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 

일반 시민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조치를 실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이나 수고를 감내할 줄 알아야 한다. 편리와 안락만 탐할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불편이나 수고는 동무 삼을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생태위기 시대에 필요한 시민 덕성 가운데 하나다.

* 환경 활동가 장성익 소장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지금은 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장 소장이 보내온 자기 소개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 글이나 책 쓰기, 출판 기획, 강연, 시민단체 활동 등 잡다한 일을 한다. 환경 잡지와 출판사의 편집 주간을 지냈다. 출신학교와 지역 등은 밝히지 않는다." 독자 여러분들은 장 소장의 이론과 실천 거기에다 탄탄한 글 솜씨까지 곁들인 그의 글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편집자 주).

장성익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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