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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 막말 정치의 끝은 어디인가!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19.03.13 14:15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그래, 민주주의란 이런 것이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것. 국민을 대표하느니 만큼 국회의원의 막말은 국민을 대신해서 하는 말이다. 민주주의가 만개되지 않았는가. 봄의 화신(花信)과 함께 희망의 정치가 시작되었다고 할까.

자한당 나경원 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안타'(?)를 쳤다.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란다. 이 발언으로 문제가 복잡해지자 자기 말이 아니라 외신을 인용한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뱀 같이 지혜로운 대처다.

그러나 솔직히 인용도 마음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자기 생각과 맞아 떨어질 때 하게 된다. 작년 9월인가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사 한국 주재 기자가 쓴 기사의 보도인데, 통신사도 또 글을 쓴 기자도 주홍 글씨를 즐겨 쓰는 것 같다.

나경원의 발언을 접하는 순간 자존심이 팍 상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삼류 기자가 아닌 명색이 공당의 대표가 아닌가. 자기 나라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조롱하다니... . 선택한 국민을 뭐로 보기에!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을 최고 통수권자로 모시고 있는 국민? 나는 지금까지 우리가 북한보다 뒤진다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경제력뿐 아니라 정치제도, 국민의 총체적 수준 등 모든 면에서 앞선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라니! 정부 여당을 공격하는 용어로 적절치 않을 뿐 아니라 저급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해 놓고도 잘했다며 쾌재를 부르는 그 집단을 과연 양식을 갖춘 공당으로 봐 주어야 하나.

정치인들에게 군자 왈 식의 말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조폭 세계에서나 오고 갈 막말을 용인해서도 안 된다. 더 가관인 것은 소란 속에 발언을 마친 나 대표가 개선장군처럼 자리로 돌아갈 때 환호하는 자한당 의원들의 모습!

이성 상실의 소수 극우 무리만을 염두에 둔 행태라는 게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 민주주의는 막말 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 말에는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말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끄러울 뿐 아니라 정국이 얼어붙을 것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상대 당 염장 지르는 말을 하는 것은 악 취미에 속한다. 정치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건전한 보수를 기대하며 정국을 예의주시하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자한당이 조폭처럼 반발할 것이다. 그렇다 해도 이 건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법을 다 동원해서 징치를 해야 한다. 어물쩍 넘어 가서는 안 된다. 자한당의 원조 격인 과거 군사 정권 때는 이보다 덜 한 발언으로 구속되기도 하고 의원직을 사퇴 당하기도 했다.

1975년이니까 박정희가 영구 집권을 획책할 때이다. 당시 제1야당 민주당 소속인 김옥선 의원이 박정희를 '히틀러ㆍ스탈린ㆍ무솔리니와 같은 독재자에 비유하여 국가원수 모독죄로 여당인 공화당과 유정회가 제명하기로 하자 사퇴했다. 독재자를 독재자라고 한 것이 그 당시는 큰 죄가 되었다.

그 11년 뒤인 1986년 전두환 군사정권 때 또 사건 하나가 터졌다. 야당 신한민주당 소속인 유성환 의원이 국시 발언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즉 우리나라의 국시는 반공보다 통일이어야 한다고 본회의장에서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이로 인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옥고를 치러야 했다.

자한당의 논리대로라면 면책특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한 말이기 때문에 김옥선 유성환 두 의원도 문제될 거 없다. 그러함에도 자한당의 원류 공화당과 민정당은 김옥선 유성환 두 의원을 각각 제명 결의하고 또 한 사람은 구속시켰다. 

나경원은 지나간 사건의 두 주역 김옥선 유성환 의원보다 더 엄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공당인 제1야당 원내 대표이기 때문이다. 원내 대표의 발언은 그 당을 대표하는 성격, 즉 당 전체의 의견이 되기 때문이다. 나 대표의 계산된 발언일 텐데, 그 계산이 착각이라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진실한 진보와 건전한 보수가 양 축이 되어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발호하는 태극기부대의 수준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경원 대표의 '문재인=김정은 수석 대변인' 발언도 여기에서 한 치도 벗어나 있지 않다. 선거 때마다 협치를 강조하고, 국민을 들먹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오만방자다. 과연 막말 정치의 끝은 어디인가!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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