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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칼럼] '북중공조'와 트럼프의 교집합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편집부 | 승인 2019.01.11 20:38
정욱식 대표(평화네트워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4차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무엇일까? 두 정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과 관련해 사실상 북중 공조체계를 공식화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국제 및 지역문제 특히 조선반도 정세관리와 비핵화 협상과정을 공동으로 연구 조종해나가는 문제와 관련하여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 내용은 북중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한다. 시진핑 체제 등장 이후 악화일로를 걸었던 북중 관계는 작년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복원'되었다. 그리고 이번 4차 회담과 시 주석의 답방 약속으로 북중 관계는 복원을 넘어 공조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북중 공조가 한반도 문제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중국 변수'가 커진다는 것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일단 다행스러운 부분은 '중국 변수'를 둘러싸고 미중 간 갈등이 아직까지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연기를 발표할 때마다 그 책임을 중국에 돌렸었다. 그리고 이를 미중간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했었다.

이에 반해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역할에 대해 비난보다는 긍정적인 화법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접하고 "중국은 비핵화의 좋은 파트너"라며 중국 역할을 강조한 것도 미국의 변화된 기류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에 별도로 있었던 무역 협상에서 미중 양국이 그 결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고, 북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와 성공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도 주목된다. 미국이나 중국, 혹은 양국 모두가 북미회담과 무역 협상을 연계해 상대방을 압박할 것이라는 일각의 부정적인 전망이 일단 빗나간 셈이기 때문이다. 

▲ 지난 8~9일 중국을 찾은 김정은(왼쪽에서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진핑(오른쪽에서 두 번째)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신화=연합뉴스


추측건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전략을 심도 깊게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환영할 만한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이미 올해 신년사에 담긴 내용이었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이러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통 큰 제안을 내놓을 테니, 중국은 미국도 상응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취지를 담고 있다.

또한 북중 정상은 그 너머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즉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로드맵도 같이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아마도 김 위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서울 답방 →시 주석의 평양 답방' 순서로 정상 외교 일정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능하다면 북한이 새로운 전략 노선을 선포한지 1년이 되는 4월 20일 이전에 말이다. 시 주석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답방과 관련해 계획까지 통보했다는 것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이러한 정상 외교 일정을 통해 두 가지 당면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나는 경제발전의 가시적인 성과다. 북한은 내부적으로는 "자력 갱생"을 강조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남북경협과 북중경협의 복원을 1차적인 과제로 삼고 있다.  

남북경협과 관련해서 김 위원장은 이미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를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작년에 북중관계가 복원되었다고 하지만, 양국간의 무역 규모는 반토막이 난 상태이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유엔 안보리 제재에 적극 동참한 데에 따른 결과이다.

이에 따라 남북경협과 북중무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추가적인 비핵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대북 제재 완화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서울 답방을 통해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에 합의를 시도할 것이다. 

또 하나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 협상"의 개시다. 제재 완화 및 해제가 비핵화에 조응하는 경제적 상응조치라면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이 안심하고 비핵화로 갈 수 있는 외교적·안보적 상응조치에 해당된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다자 협상"을 제안하고 첫 정상 외교 일정으로 북중 정상회담을 선택한 것도 올해에 다자간 평화협정 협상을 개시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평화협정 협상 개시를 합의문에 넣자고 제안할 것이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호응할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상기한 내용 가운데 교집합은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평화협정에 중국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전쟁을 막은 것을 본인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자랑해왔는데,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평화협정 체결이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차집합이 커 보이지만, 미묘한 변화의 조짐도 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까지 사사건건 막았었는데, 최근에는 인도적 지원 재개를 위한 북한 여행 금지 조치의 완화를 시사한 바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대북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며, 몇몇 매우 확실한 증거를 얻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작년까지 "대북 제재는 비핵화가 완료되고 검증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완전한 비핵화 및 검증 완료 이전에 북한이 몇 가지 불가역적인 조치를 취하면 제재 완화도 가능할 것이라는 함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차집합을 최소화하고 교집합을 최대화하는 데에 외교적 노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남북, 한미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소통과 협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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