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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의 시사칼럼 - 보헤미안 랩소디김병희(사시평론가)
김병희 | 승인 2019.01.07 13:59
              김병희(시사평론가)

"Mama, I just killed a man."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엄마, 나 금방 한 사람을 죽였어요."라고 시작하는 이 노래는 영국의 록그룹 퀸(Queen)이 1975년 발표한 곡이다. 방송에서 배경음악으로 가끔씩 들리던 이 아름다운 멜로디의 가사가 이렇게 섬뜩한 내용이었나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곡은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퀸의 명곡 중 하나이다.

나는 때때로 대중 예술인들의 감수성과 그로 인한 개인들의 고통에 대해 걱정하곤 한다. 일반 사람들보다 탁월한 그들의 감수성은 많은 작품에서 그 빛을 발하지만, 순수예술과 달리 늘 대중에게 노출되는 대중 예술가들이 그로 인해 받는 고통도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들은 갑작스럽게 주목받기도하고 과도하게 비난받기도 하며, 쉽게 잊혀지기도 하고 대중의 환호를 한 몸에 받기도 한다. 젊은 시절 크게 환호 받던 많은 대중예술가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대중들로부터 멀어져갔다. 롤러코스터 같은 변화를 그 여린 감수성으로 감내하는 것은 그저 외로운 개개인의 몫이다. 대중들이 공유하지는 못한다.

이들의 배고픈 외로움은 일정기간 후에 다시 작품으로 승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나브로 소멸되기도 한다. 신은 공평해서인지, 그들에게 주어진 천재적인 감수성과 예술적 능력은 세상과 공유하기 어려운 질문을 동반하기도 한다. 

퀸의 리더싱어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동성애자였다. 세상은 그의 노래를 사랑했지만, 그의 본질적인 고통을 이해하려하지는 않았다. 그는 세상의 이중성과 괴리된 고독감에 늘 고통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중이 사랑하는 그의 노래를 통한 막대한 이익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지 않고서는 연명되기 어려웠다. 그리고 그것은 기존의 관습과 가치관을 모조리 뒤엎어야 가능한 일일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의 생애에서 온전히 그의 존재를 사랑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Mama, I don't want to die. I sometimes wish I'd never been born at all.",
"엄마, 죽고 싶지 않아요. 가끔씩 내가 절대로 태어나지 말았더라면 하고 바래요."

냉혹한 세상의 이중성에 그의 가족들이 포함된다는 사실은 비극적인 일이다. 성적 정체성은 가족에게조차도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운 문제였고,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가족들이 이런 문제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나와 같지 않음을 비난하는 사회적인 현상은 어느 시대에나 늘 있어왔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이 다양성을 더 존중하는 방향으로 계속 발전해 왔다. 그리고 이것은 기존의 관습과 가치관을 무너뜨려야만 가능한 일이다.

흔히 아버지로 은유되는 기존의 관습과 가치관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무너뜨리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는 정신분석학 이론에서는 일반적인 잠재의식이다.
그리고 본인이 살기위해 또는 성장하기 위해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과 평생을 힘겹게 싸워 나가야하는 비범한 자들의 숙명은 예술계 뿐만 아니라 정치계, 경제계, 학계 등 도처에서 볼 수 있다. 간혹 이 싸움에서 살아남는 자들에 의해서 사회는 한 단계 진보한다.

세상은 범인(凡人)에게나 천재들에게나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개개인이 평생을 고독하게 싸워야 하는 쓸쓸한 전쟁터인 듯 느껴진다. 오늘날 이 험한 세상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생존해 나가는 남녀노소를 막론한 모든 분들의 건투를 빈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고통 속에 절망하는 프레디 머큐리와, 이 감미로운 절규를 보고 듣는 고독한 세상 사람들의 접점이 여기 어디쯤에서 닿아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의 고통과 절망에도 불구하고, "Nothing really matters."(정말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우리를 위로한다.

김병희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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