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송년회(送年會)의 계절입니다.

12월에 들어서니 가는 식당마다 부부가 같이 송년회를 하는 풍경을 심심찮게 목격합니다. 근데 말입니다. 평소에는 남자끼리만 모이다가 왜 12월만 되면 모두들 기를 쓰고 부부가 같이 모일까요?

저도 지난날을 돌아보니 늘 남자끼리만 모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고 보면 한국 사람들은 부부가 같이 어울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것도 유교의 영향 때문일까요?

오늘은 부부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부부"에 관한 시 한편 올립니다.

             부부(夫婦)
                     詩/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  ***  ***  ***  ***  ***

예전에 어떤 책에서 보니 
부부는 계약관계라고 하더만요. 
또 법률적으로는 부부관계를
‘서로 동거하고 부양하며 협조하는 관계’라고 규정을 한답니다.

달리 표현하면 육체적, 경제적, 정신적 상호 원조관계를 뜻하기도 한다나요. 
뭐...사람에 따라서 어느 것이 
더 중하고 덜 중한지 차이는 있을지라도, 어느 한곳이라도 
탈이 나면 위험해지는 것도 부부관계라나요.

어느 부부나 젊은 시절에는 
의견이 부딪치고 한두 번의 위기는 있었겠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별로 싸울 일이 생기지를 않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이해를 하거나 참고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함민복 시인의 말처럼

부부는....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됩니다 
걸음의 속도도 잘 맞추어야 합니다.
한 발....
또 한 발....

그래서 부부를 동반자(同伴者)라 하는 것이겠지요. 

집으로 돌아오는데 혁신도시에 있는 어느 아파트 담장에
"HAPPY NEW YEAR"가 반짝입니다.

연말이 며칠 남지 않았군요
제 글을 보시는 님들....
부부가 같이 
행복한 연말이기를 희망합니다.

문홍연  daum.net

문홍연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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