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부항댐에서 
죽은 소나무를 바라봅니다

소나무를 보고 있자니 문득 중학교 때 배웠던 모윤숙시인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라는 
시가 생각이 났습니다.  
처음 시를 접했을 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습니다.

"산 옆의 외따른 골짜기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이하 줄임---

사람이나 동물이나 삶의 한 순간을 맹렬하게 살다가 언젠가는 한점 티끌로 사라지는 것일까요?

하물며 식물에서야....
한 줄기 바람으로도 날라 가는 
가벼운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부항댐의 소나무는 
죽어서도 흔적을 남겼습니다.

오늘 부항댐을 
한 바퀴 휘~이 도는데, 
이제는 죽어서 앙상한 가지만 
남아서 까마귀들의 놀이터로 변한 
소나무에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다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의
한 구절입니다.

"이제 나는 잠시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을 날으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여기 내 몸 누운 곳
이름 모를 골짜기에
밤이슬 내리는 풀숲에...."

                     (댐 건설 당시의 소나무)

                   (사진작가가 찍은 소나무사진)

          (가끔 까마귀들의 놀이터로 변신)

            (담수를 시작했을때의 모습)

시인의 말처럼
국군은 죽어서 말을 하고
소나무는 죽고 나서도 의미 있는 몸짓을 합니다.

문홍연  daum.net

문홍연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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