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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TX 구미역 정차, 대의명분을 갖고 차분하게 대처해야
발행인 | 승인 2018.12.06 15:31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사드 배치 때와 비슷하다. '설마 그럴리가?' 방심했다. '설마'가 사람 잡았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정부가 KTX 구미 정차를 내부적으로 결론 냈다고 한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12월 5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관련 부처 차관들이 구미를 방문했다. 그곳 시장과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을 만나 KTX가 구미역에 정차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는 언질을 주었다는 것이다. 언론에 보도될 정도이니 괘념치 않을 수도 없다.

이낙연 총리는 구미에서 그와 같은 언질을 주고 김천을 다녀갔다. 황금동시장에 들려 상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경청하고 갔다고 해서 도지사와 시장 등 김천시 관계자들이 고마워했다는 후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건 이중 플레이다.

얼마 전, 김천 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KTX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은 적이 있다. 구미 쪽에서 구체적 움직임이 없어 바라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선수를 치고 나갔다가 괜히 일이 더 꼬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 같았다.

정중동(靜中動) 속에서도 구미시는 드러나지 않게 꾸준히 작업을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시의 규모로 보나 정치적 입지로 보나 김천보다 구미가 일을 처리하는 데 유리할 수밖에 없다. 표가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김천이 내 세울 수 있는 것은 명분밖에 없다. 힘으로 싸우면 밀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도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정책을 중요 어젠다로 고수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2차 이전도 가시화 되고 있다.

이 정책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그 외의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는 취지이다. 비대화된 수도권 지역의 무게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 균형 발전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구미에 비해서 김천이 여러 모로 시세(市勢)가 약하다. 그나마 혁신도시 유치와 KTX 역사로 인해 기지개를 켜는 상황이었다. 지금의 상황에서 KTX 김천(구미) 역사가 침체된다면 김천은 이중의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로 구미도 어렵다는 걸 잘 안다. 수출 부진으로 구미공단의 가동률도 예전과 같지 않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것은 구미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적인 현상이다. 이런 부진을 KTX 구미역 정차로 해소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웃 김천의 발전을 저해하면서 구미의 활로를 트려는 것은 국토의 균형 발전 정책에 어긋날 뿐 아니라 이웃 도시 간 상생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KTX 김천(구미) 역사가 현 지점으로 확정된 일련의 과정을 돌아 볼 때 더욱 그렇다.

국무총리가 구미와 김천을 방문한 목적을 정확히는 모르겠다. 지금은 총리의 한 마디가 곧 법인 시대가 아니다. 그가 KTX 구미역 정차에 대해 언질을 주었다고 해서 바로 확정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깊은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김천시와 지역 사회에 몇 가지 제언하려고 한다. 첫째, KTX 구미역 정거 문제를 지역 싸움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틀 안에서 명분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둘째, 구미시에 비해 이 문제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늦었지만 민관(民官)이 힘을 합해 대 정부 설득 작업에 나서야 한다. KTX의 구미역 정차는 구미 역사 건립으로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셋째, KTX가 구미역에 정차할 때 기술적 문제와 경제적 추가 비용 문제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KTX가 구미역에 선다는 것은 일정 지역에서부터 국철 운행이 불가피한데 안전의 문제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

넷째, 이웃 도시 간 대결이 능사가 아니다. 현 김천(구미) 역사를 유지하되 구미 거주 이용자들의 필요 부분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아야 한다. 현 역사와 구미시 사이에 전용도로를 건설하는 문제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식이 될지 모르지만 지금부터라도 KTX 구미역 정차 문제를 전반적으로 치밀하게 검토해서 '불가함'의 논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대의명분이 분명할 때 상대를 설득해낼 수 있다. 구미시와의 전향적인 대화도 필요하면 해야 한다.

김천, 내년이 시 승격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70주년의 기간에 자족할 때가 아니다. 긴 기간 동안 발전의 속도가 느린 이유를 따져 볼 때이다. 이번 KTX 구미역 정거 문제가 반면교사(反面敎師)의 모멘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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