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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 금강산도 식후경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18.12.03 07:50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다. 재미있는 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난다는 뜻이다. 9년 보수 정권 뒤에 들어선 문재인 개혁 정권이다. 모든 영역에서 순항하기를 바라지만 요즘 그렇지 못한 증상들이 보인다.

집권은 파워 게임(power game)의 산물이다. 국민을 보다 잘 섬기기 위해 정권을 잡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건 정치학 교과서에나 맞는 말이다. ‘공자 왈’ 식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에겐 서바이블 게임에 더 가깝다.

전선(戰線)이 계급도 아니다. 그렇다고 지역도 아니다. 빛바랜 이데올로기가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 한국만의 특수 현상이다. 6.25라는 동족상잔이 소의 코뚜레처럼 사람들을 얽어매고 있다. 전쟁의 상흔(傷痕)이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의 진영이 대립하고 있다. 한쪽은 굳이 진보를 좌파라고 부르고, 다른 한쪽은 보수를 극우라고 칭한다. 이 두 진영이 상호 보완 관계에 있으면 국가의 장래가 장밋빛일 텐데 우리는 그 반대다.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이면 벌떼처럼 달려든다. 박근혜 탄핵시킨 너희들도 탄핵되어 보라는 식이다. 가짜 뉴스까지 판을 친다. 문재인이 간첩이다. 치매에 걸렸다. 대통령은 핫바지고 실세는 따로 있다는 둥 황당한 소문들이 횡행한다.

가짜뉴스를 다 판별할 수 없는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혼란스럽다. 서민들은 복잡한 것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가 살아나서 일자리가 많아지고 먹고 사는  게 우선이다.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금 불만들이 많다.

경기가 어려웠던 건 앞의 정권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체감되는 건 문재인 정부가 더 하다며 장탄식이다. 칼로 무 자르듯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상황을 구획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의 불황은 긴 시간 쌓여 온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가 몰매를 맞는다. 자, 이럴 때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서민 경제를 돌보는 것이다. 서민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경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일이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지만 노력은 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론은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이다. 서민을 위한 경제 정책이다. 그러나 이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 어딘가가 엇물려 있다. 서민을 위한 정책인데 서민이 체감할 수 없으니 말이다. 손볼 때가 아닌가 싶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 유화 정책은 남북통일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 또 대외 정책에서의 주도적 역할은 우리의 국격(國格)을 한층 높였다. 적폐 청산이라는 개혁 드라이브가 구습을 타파하는데 기여했다. 그런데 경제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으니….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국민은 먹고 사는 문제에 민감하다. 다 잘 하더라도 경제가 피어나지 않으면 쉽게 등을 돌리는 것이 국민의 속성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그런 상황에 와 있다. 특단의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개혁 정부의 경제는 개혁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잘 안다. 그러나 숙고해 봐야 할  것이 있다. 개혁의 중심에 진정 국민이 있었는가? 혹시 거기에 정권만 있었던 것은 아닌가. 요즘 정권 핵심들 간 엇박자 행보를 보면서 염려의 마음이 일어난다.

요즘 시내 상가를 보면 한 집 건너 폐업이다. 정부의 정책이 아무리 명분 있고 장래 희망을 기약하는 것이라고 해도 현재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지 받기 어렵다. 정부의 ‘기다려 달라’는 말도 구두선(口頭禪)에 머물고 만다.

문재인 집권 초기 더불어민주당은 장기 집권 플랜들을 말했다. 정당의 궁극적 목표는 정권 획득에 있다. 이런 점에서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자유다. 하지만 관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생각으로야 하룻밤에 만리장성도 쌓을 수 있다. 

실천이 중요하고 효과적인 동력(動力)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것이 집권이다. 국민이 지지해 줄 때 권력은 롱런할 수 있다. 집권 1년 반이 지난 지금 문재인 정부, 더불어민주당 파란 불이 아니다. 붉은 불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국민 경제를 면밀히 재검토해야 한다. 경제정책이 국민들의 빈 마음을 채워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 겸손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섬겨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서민행보도 국민들의 마음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이율배반적으로 보이면 지지하기 힘들다. 가령 이런 것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탈 원전, 좋다. 찬반의 여지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탈 원전’해야 한다. 그런데 이건 또 뭔가?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만만한 몇 나라에 들려 원전 세일즈를 하는 것 말이다. 우리는 안 되고 다른 나라는 괜찮단 말인가.

이런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비리를 감시하고 적발해야 할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 감찰반이 비위로 물의를 빚었다. 전원 원대 복귀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한 번 내린 결정은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민정수석이 감찰반을 다시 불러들여 원대복귀는 없었던 일이 되어 버렸다. 소극(笑劇)이다.

발목은 외부보다도 내부의 사람들에게서 잡히기 쉽다. 개혁 정권은 전 정권과는 달라야 한다. 국민의 엄중한 기대에 문재인 정권은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정권 재 창출은 커녕 5년 임기를 온전히 채우는 것도 짐이 될 수 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 문재인 정부, 국민경제를 세심하게 살필 것. 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 국내외 어디에 내어 놓아도 떳떳한 정책을 수립할 것.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해 정권 핵심들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길 것.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경제 정책이 모든 것의 기준이다. 특히 서민들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다. 민도(民度)를 탓할지 모르겠지만 이건 만고(萬古)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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