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범바위

박영재 시인. 호는 永泉, 한국문인협회 회원

전남도 완도군 청산도 삼각지대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청산도 섬

청산이 아름다워서 청산이라 하였는가

섬 남쪽 끝자락에 범바위 전망대에

강력한 자기장을 내뿜는 자석 바위

범처럼 앉아 있으니 범바위라 하였나

권덕리 범바위에 청계리 삼각지대

나침반 자력지침 길 잃고 헤매 돌아

왜적의 군함 지나다 가라앉고 말았네

* 문학에도 역사관이 배어 있어야 한다. 시도 마찬가지다. 영천 선생은 두 가지 점에서 역사의 눈이 번득인다. 첫째는 시에 한반도의 곳곳을 연결시켜 역사를 심고 있다. 위 시에도 서편제가 나오고 임진왜란 적의 군함이 나온다. 둘째는 그의 시는 우리의 전통 시인 시조의 틀을 고집하고 있다. 전통시에 역사안이 도사리고 있으니 이것보다 더 우리다운 문학이 있을 수 있을까. 자유시보다 어떤 때는 한 단계 깊이 또 다른 때는 한 단계 높이 생각하고 조탁(彫琢)해야 한 편의 시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자유시를 쓰는 시인은 많되 시조를 전문으로 쓰려는 시조 작가가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영천 선생의 시조 '청산도 범바위'는 반도 남쪽의 한 섬 청산도에 서 있는 전망대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전체를 지키고 보호하는 상징적 존재이다. 역사에서 뽑아내는 충절의 마음이 특출나다. 작은 주제는 '청산도의 든든함'이 되겠지만 그것을 확대하면 '조국에 대한 애정'이 된다는 것쯤은 이 시를 한 번만 읽어봐도 알 수 있으리라(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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