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시평 - 적폐청산은 비리척결로부터!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사상누각(砂上樓閣)이란 말이 있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이란 뜻이다. 모양은 집이되 실체는 엉성하기 짝이 없다.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어도 무너지고 만다. 불안한 조직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그렇다. 곳곳에 사상누각의 모습들로 가득하다. 적폐청산의 일환인 비리척결도 그래서 의미가 있다. 국민 1인당 GDP가 3만 달러면 뭣하나. 경제 대국 세계 13위면 뭐하나. 사회 곳곳이 이렇게 곪아 있는데.

정치와 경제뿐 아니다. 사회의 마지막 보루, 깨끗하고 정직해야 할 종교계 교육계도 예외가 아니다. 종교계의 바벨탑 현상에 대해서는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으니 일단 접어두자.

교육계도 천태만상(千態萬象)이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두 딸을 문이과 1등에 올려놓고 구속되었다. 시험을 관리 감독하는 교무부장이란 직위를 남용한 결과다. 두 딸로 퇴학 처리될 것 같다.

또 다른 사학은 학교 운영 자금으로 단란주점에 가고 설립자 묘지를 관리하고 이사장의 개인 비품을 샀다고 해서 감사에 걸렸다. 그들은 사학에 만연한 관례라며 억울해한다. 양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선 교사를 채용하면서 거금의 발전기금을 받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5천 만원은 보통이고 어떤 과목은 억대를 넘는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일이 그 학교만의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사학의 족벌 경영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아버지는 이사장, 아들은 교장, 딸은 행정실장, 교사들도 친인척 일색... 이런 식의 체계로는 공정하고 투명한 학교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멀게 보고 교육 정책을 펼쳐야 함을 뜻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기초가 든든해야 한다. 맑고 깨끗해야 한다. 정직에 기반해 있어야 한다.

교육이 무너지면 사회의 근간이 흔들린다. 나라에 희망이 없게 된다.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아닌가. 사회가 아무리 혼탁해도 교육만 자기 역할을 잘 해 내면 미래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고 내 건 정책 구호가 ‘적폐 청산’이다. 일제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후 우리에게 적폐 청산의 기회가 있었다. 일제 잔재 청산이 그것인데 실패했다. 그때 청산에 성공했다면 우리나라의 위치는 달라져 있을 것이다.

관례 전통 인습 등의 이름으로 저질러지고 있는 각종 비리, 만연되어 있는 비리를 이 기회에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 기왕에 적폐 청산이란 칼을 빼 들었으니 비리 척결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기를 바란다.

전국에 만연되어 있는 교육계의 비리에 우리 지역은 과연 자유로울까. 교육은 돈벌이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학교 경영자, 교사 등 관계자들의 자가 점검이 따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적폐청산은 비리척결로부터!

발행인 lmj22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