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연의 향토 기행 - 울진 금강송 숲길

소나무는 십장생 가운데에서 늘 푸른 유일한 나무입니다. 우리민족의 곧은 절개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우리 한민족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나무입니다. 또한 김천시의 시목(市木)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수형들이 우리고장의 경관을 빛내고 있습니다. 자랑스럽고 고마운 나무입니다.

(소광2리-지진터재-너삼밭재-옛화전민터-지심곡-소광2리 원점회귀/왕복9km/천천히 4시간/난이도 중)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울진 금강송 숲길’은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오지인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하여 반드시 가이드의 인솔을 받아야 합니다.

탐방할 수 있는 기간은 5월~11월이며 오전 9시부터 숲길을 거닐 수 있습니다. 하루 80명의 인원받 받으며 1개월 전 선착순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방문하기가 어려운 곳인데 참존산악회(회장 이복상) 11월 정기산행에 편승하여 기쁜 마음으로 동행할 수 있었습니다.

금강송 숲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이곳은 옛날 보부상들이 동해안에서 생산된 해산물을 등에 지고 봉화 안동 등 내륙지역으로 운반했습니다. 반드시 넘어가야 하는 십이령 옛길은 역사와 문화의 흔적들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모두 5개 구간으로 조성되었었는데, 얼마 전 3-1구간이 개방되면서 6개 구간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번 산행에서 우리 일행은 3-1구간을 트레킹하였습니다.

금강송 숲속의 향기는 머리를 맑게 하고 걸을수록 힘을 솟아나게 합니다. 숲길엔 기념으로 묶어놓은 그 흔한 리본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고, 숲 해설가는 소형 마이크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자연과 순수하게 만나고자 하는 마음의 반영인 듯했습니다.

자연에서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피톤치드 가득한 금강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자연풍광에 몸과 마음까지 즐거웠던 힐링의 기회였습니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참존산악회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남은 구간의 트레킹은 훗날을 기약해 둡니다. 안도현과 최송설당의 시를 붙입니다.

울진 금강송을 노래함

시 / 안도현

아침에 한 나무 일어서서
하늘을 떠받치면
또 한 나무가 일어서고 그러면
또 한 나무가 따라 일어서서
하늘지붕의 기둥이 되는
금강송의 나라

소나무

시 / 최송설당

담장 안에 심은 소나무 한 자 남짓하여
가지와 잎 몇 성상 겪었냐고 물었더니
내 나이 이미 늙음을 비웃기나 하듯
다른 날 동량됨을 보지 못 하리네.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불영계곡을 지나 소광2리 금강송 펜션에 도착했다. 소광리(召光里)는 지명에서 보듯이, 빛을 부르는 지역으로 소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가이드의 안내가 있었다. 우리는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구간을 향했다.

쉼의 장소인 첫 번째 고개 지진터재는 땅에 물기가 많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젖은 산길이 많았다. 두 번째 고개는 너삼밭재다. 너삼은 고삼이라고도 불리며 성분이 인삼과 비슷해서 한약재로 많이 쓰였으나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약초라 한다. 디딜방아는 옛 화전민 마을의 흔적으로 방아타령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