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무주군 적상산(赤裳山)에서....

가을이 원색으로 물들었습니다.

가을 들녘에는 아직까지 타작을 
끝내지 못한 벼도 보이고 여기저기 양파를 심는 모습도 보입니다.

우리 같은 농부들은 단풍이고 뭐고
한창 바쁘기만 합니다만, 그래도 사람인지라 낙엽이 바람에 날리고 찬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조금
마음이 동요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뭐... 그렇다고 떠나가는 가을을 아쉬워 할 것까지는 없겠지요.

이럴 때는 만사를 내일로 미루고 무작정 떠나야 합니다.
(다행히 저는 축산업이라
새벽같이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동갑내기 친구부부와 길을 나섰습니다. 미처 채우지 못한
가을의 허기라도 채워 볼 요량으로 
가까운 무주 적상산으로 달렸지요.

적상산(赤裳山).... 
그 이름처럼 붉은 치마를 입은 듯 붉게 빛나는 산이라고 합니다.

지도상에서도 보이지요?
멀미가 날 정도로 구불구불한 길을 이리저리 올라가면 오른 만큼 시야는 넓어지고, 무지막지하게 
큰 덕유산 향적봉(1,614m)까지 한눈에 잡히는....
아주 멋진 산입니다.

근데요...전망대에서 올라오는 
차들을 바라보니 이리저리 흔들리며 달려와도 어느 틈엔가는 제자리로 다시 돌아오네요.

아마 사람들도 그렇겠지요.
똑 같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났다가 내일이면 어느새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가듯이 말입니다.

이곳은 적상산에 있는 안국사입니다. 적상산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찰이지요.
안내문을 찬찬히 살펴봤더니 
고려 충렬왕 3년(1277)에 월인화상(月印和尙)이 지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선조 광해군 6년(1614)에는 적상산성 내에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할 사각이 설치되고, 인조 19년(1641)에는 선운각까지 설치되어서
우리나라 4대 사고의 하나인 "적상산 사고"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 조선왕조실록과 왕의 족보인 선원록이 봉안되었는데, 이때 사고를 방비하기 위하여 호국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귀중한 조선왕조실록은 아쉽게도
6.25 한국전쟁 때 북한군이 약탈을
해갔다고 합니다. 지금은 김일성대학 박물관에 있다네요)

안국사는 그 전부터 있던 절이었으나, 호국사와 더불어 이 사각(史閣)을 지키기 위한 승병들의 숙소로 사용되어 안국사(安國寺)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졌다고 합니다.

(적상산 사고(赤裳山史庫)전경)

적상산 정상에 양수발전소가 생기면서 안국사는 전쟁으로 폐사지나 마찬가지였던 호국사로 옮겨가고 적상산사고(赤裳山史庫) 도 산중턱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다음은 안국사 극락전에 관한 
전설 한 토막을 옮겨 봅니다.
 
"수 백 년 전에 극락전을 다 짓고 
주지스님이 단청 입힐 일을 걱정했더니.... 왠 수염이 허연 노인이 나타나더니 자기가 공짜로 다 해준다면서 조건을 하나 걸더라네요

극락전 전체에 장막을 치고 100일 동안 장막 안을 절대 들여다 보지 말라고 했답니다. 
근데 한국 사람의 성격상 궁금해서 됩니까. 99일째 되는 날...스님 한분이 그만 장막 안을 빼꼼히 들여다 보았다네요

장막 안을 들여다봤더니 커다란 
학(鶴) 한마리가 주둥이에 붓을 물고 단청을 입히다가 그만 붓을 버리고 하늘로 날라 갔다네요. 
그래서 지금도 하루치 분량이 단청이 안 된 상태로 있답니다"
(사진 상으로도 보이시죠?)

적상산에는 특이하게도 산 정상에 산정호수가 조성되어 있답니다.
양수발전을 하는 시설이라고 합니다. 밤에는 싼 전기로 물을 산 정상으로 퍼 올렸다가 낮에는 다시
그 물로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라고 합니다.

적상산 단풍은 지금이 절정입니다  그리고 산 정상까지 2차선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도 할 수 있는 멋진 곳이지요. 그리고 이곳은 덕유산 국립공원이라 바로 옆에는 스키장으로 유명한 무주리조트가 있답니다. 

붉은 단풍이 보고 싶다면, 눈이 시원한 가을을 만나고 싶다면....
꼭 한번 들러 보십시오.

문홍연  daum.net

문홍연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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