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 / International gardentourism network(IGTN, 국제가든관광네트워크) 한국지부 부회장, 관광경영학 박사

전국의 지자체가 축제에 욕심을 내는 것은 ‘고용 없는 성장’, ‘인구의 대도시 집중화’ 등으로 지방도시의 발전에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김천의 경제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김천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 어떤 축제를 할 것인가?

축제는 <보령 머드축제>나 <함평 나비대축제>처럼 지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지역 개발형 축제와 김천 시민체전처럼 시민이 화합하는 의미로 개최하는 주민 화합형 축제로 나눌 수 있다. 주민 화합형 축제는 지자체장의 선심성 예산낭비라며 점점 축소 또는 폐기되고 있지만,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지역 개발형 축제는 활성화되고 있다.

성공한 축제를 보면 축제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또한 흥미롭고 독특한 주제를 찾아 선점하는 것도 축제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보령 머드축제>의 갯벌을 이용한 일탈과 <함평 나비대축제>는 남녀노소에게 누구나 사랑받는 나비라는 콘텐츠를 일관성 있게 사용했다.

또 <화천 산천어축제>는 얼음위에서 고기를 직접 낚는 파격적인 체험을 도입했고, <금산 인삼축제>는 인삼과 건강이라는 재미있고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점하였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축제는 그 도시의 브랜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므로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김천처럼 작고 평범한 도시였지만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주제와 콘텐츠 선정으로 축제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며 지역을 발전시킨 사례들은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축제가 도시를 발전시킨 사례들은 <순천만 정원박람회>를 통해 순천만을 관광지로 개발한 사례, <금산 인삼축제>를 통해 인삼타운을 조성한 사례, <고령 대가야축제>를 통해 대가야 문화벨트를 조성한 사례, <보령머드축제>를 통해 머드시티를 개발한 사례, <남강유등축제>를 통해 임진왜란 때 진주성에서 유등을 띄워 보낸 역사를 주제로 한 사례 등 우리의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뇌 과학과 신경미학을 주제로 쓴 책 「뇌 아름다움을 말하다」(지상현 지음, 해나무 출판)’의 관점에서 보면 똑같은 평수에 똑같은 물건을 파는 편의점도 왼쪽이냐 오른쪽이냐에 따라, 물건의 배열과 진열방식에 따라 그리고 cashier의 위치에 따라 고객의 숫자나 업무처리 속도 등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축제장은 볼거리, 체험거리, 먹거리 그리고 각종 편의시설, 주차장, 화장실 등 다양한 시설의 배치가 관광객의 동선과 이용 빈도 및 소요시간에 따라 불편함이 없도록 효율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잘나가는 축제들은 건물과 광장의 배치 등 축제를 위한 공간이 섬세하고 심리학적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다. 방문객의 만족도와 체류시간 등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사전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장소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축제의 성격에 따라 도심에서도 또 교외에서도 열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방문객의 만족도, 접근성, 주차시설, 지역 특산물 쇼핑, 숙식 등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큰 축제를 하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김천에서 열린 전국체전(2006년) 당시 많은 방문객이 인근지역에 숙소와 식사 및 유흥을 이용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지는 못했다. 축제의 준비과정으로는 홍보와 방문객 유치전략,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스폰스십(sponsorship) 그리고 유료화를 통한 축제의 수익성 향상 등 축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관광도시 김천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요자의 관점과 글로벌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만 독특하고 재미있는 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앞에서 밝힌바 있는 “관광도시 김천을 꿈꾸며(3)-프로와 아마추어”에서 말한 것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은 “전문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고, 지식인은 전문가의 방법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라고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공무원은 분명 행정전문가이다. 하지만 변화와 성장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 지식인의 사고가 필요한 때다.

지금은 까마득해서 안보이지만 지혜를 모아 로드맵을 정해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면 분명 관광도시 김천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축제로 성공한 지역인 순천, 보령, 고령 및 금산 같은 지역보다 김천이 비교 우위에 있는 것은 교통 접근성이다. 경부선 철도, KTX 역, 경부고속도로 및 국도로 발달된 교통의 편의성은 김천이 서비스 산업 즉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실천 의지뿐이다.

이정인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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