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제가 城밖숲을 찾은 것은
순전히 뭉게구름 탓입니다.

아침 소밥을 주고 
하늘을 봤더니 뭉게구름이 
갈 곳을 몰라 헤매더이다.
문득 스치는 곳이 하나 있었지요
나의 차는 이미 그곳으로 향하고....

오늘 성주 "城밖숲"에는
온통 violet(보랏빛)!!!
맥문동 꽃들이 
보라색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시절인연(時節因緣)!!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없는
진객(眞客)이라 해야 겠지요.
왕버들 그늘아래에는
젊은 연인들이 밀어를 속삭이고,
전국에서 모인 사진작가의
카메라는 연신 터집니다.
한가하게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은 느긋함 그 자체입니다.

수백 년 묵은 수양버들이 
축~ 늘어진 성밖숲은 
보라색의 향연이더이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는데....
제가 어느 시점에 찍을 줄을 몰라
색감이 살아 있지를 못합니다만
아침 일찍 해가 뜰 무렵 왕버들 사이로 맑은 햇살을 비출 때 
그 찰나에 사진을 찍었다면....

안개까지 살짝 깔린 날
몽환적인 풍경을 담았다면....

생각만 해도 가심이 떨립니다만
어쩌겠어요....
제가 사진작가도 아닌걸요.

어떠신지요?
가까이 계시는 분은 
못이기는 척 城밖숲에서 
보랏빛 맥문동의 유혹에 넘어가 보시는 것도....달콤 쌉싸르한 에스프레소 커피의 온기를 마시며,
잠시 멍하니 앉아
말없이 하늘만 바라봐도 
마음의 힐링이 되지 않을까요?

제가 오늘 성밖숲을 찾은 것은
순전히 뭉게구름 탓입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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